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변의 발화 Nov 12. 2022

일머리를 늘려보는 법

회사에서는 내 행동이 나를 말한다

 저는 어릴 때부터 어떤 부분에선 눈치가 없는 타입이었던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한없이 해맑고 낙천적이라, 남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쓰지 않았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자랑도 하고, 어떻게 보면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살아오고 마음 편히 살아온  같습니다. 가족들이야   편이었고, 가족들 성격도 비슷비슷한 탓에 크게 이상함(?) 느끼지 않으며 살아왔고, 학교에서도 친한 무리가 있으니  사이에서는  지냈던  같습니다. 그런데 회사라는 곳은, 저와 놀아주고  사정을 봐주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일머리가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하는 것이 중요한  같더라고요. 제가 속으로 하는 생각이 어떤지, 제가 얼마나 술을  마시고 재밌는 얘기를 하는지, 또는 성격이 좋고 센스가 있는지 보다는 (물론 사회생활에서의 기본 덕목이지만) 일을 문제없이 깔끔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식자리에서만 예쁨받는  별로..  취향은 아닙니다.)



 저는 제가 일머리가 엄청 있는 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 때의 실수라든가, 지금 생각하면 벽차는 흑역사들이 있으니까.. 지금도 굳이 떠올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눈치... 이건 약간 타고 나야하는 것이고 후천적으로 만들기는 어려우니까 그것도 그냥 타고난 것에서 조금 더 발전시키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제가 요즘 같이 일하는, 저의 지시를 받는 직원들을 보면 이렇게 하면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적어봅니다. (+ 나이에 비해 상당히 "꼰대"인 점은 참고를 부탁드립니다.)



 첫번째, 출근 잘하기!

"출근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각은 절대 금물입니다. 요즘 출근시간 보다 일찍 와야 하는지를 두고 꼰대네 아니네 하지만 제 생각에는 9시 땡 하면 헉헉거리며 자리에 앉는 게 출근을 잘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9시 3분, 5분 늦는 건 더 별로이고요. 상사가 일을 9시 땡 하자마자 우다다 시키는 일은 드물겠지만, 그래도 9시에는 지시를 받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태로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9시가 출근이라면 8시 40분까지는 회사에 도착하는 편입니다(주변에 강요는 없고 저도 안함). 그래야 제 자리에도 앉고 커피를 사올 수도 있고 앉아서 적당히 숨도 고르고 수신메일이 몇 통이나 있는지 보고, 보낸 메일 수신확인을 하며 여유롭게 하루가 시작됩니다. 40분에 도착해야한다는 것은 아니고, 8시 52분쯤?에 와도 될 것 같습니다(5분은 너무 촉박한 것 같아). 도착해서 옷도 걸고 피씨를 켜고 회사 포탈에 로그인을 하고 메신저 정도는 9시 전에 켜두는 걸 추천합니다.


두번째, 메일 스키밍하기!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회사 계정 로그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하고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 일 입니다. 출근한지 30분이 지나도록 화장실에서 양치하고 화장 고치고.... 숨돌린다며 화장실에서 수다 떨고 동료들과 커피 사오고.. 또는 요즘에 많지는 않지만 담배부터 피고 오며 오고가며 마주치는 사람들과 근황 토크하고.. 이런 건 출근하자마자 하지는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9시 40분 쯤 혹시 어제 저녁에 보낸 메일확인했냐, 요청한 건 언제 끝나냐, 라고 했을 때, "헉...... 어떤 거 말씀이실까요?" 라고 하면 전문성이 확 떨어져 보이니까요.전날 오후 6시(근무시간) 이후에 보내는 메일을 당일에 확인하기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음날 정상 출근이라면 9시 10분에는 그 메일의 내용 정도는 확인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근해서는 바로 메일을 보고(메일이 20개씩 와있는 경우에도 하나하나를 완전히 다 보라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일을 나에게 시켰는지는 훑어볼 것. 참조나 보고 신경안써도 되는 것들은 빨리 확인하고 치우고요.) 어디에서 어떤 요청이 왔다는 정도만 파악해도 됩니다. 당장 하지는 않아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번째, 자기의 업무가  주어졌는지 파악해보기!

 예를 들어 메일로 팀장님에게 포워딩을 받았다고 해봅시다. 밑에서 부터 읽어보면 회사에서 ㅇㅇ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데, 이에 대해서 우리 팀의 팀장님에게 참석 요청을 하였고, 회의 이후에 팀장님에게 ㅇㅇ분야의 사례를 파악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팀장님이 알겠다고 했고, 메일 쓰레드를 나에게 모두 전달하며 ㅇㅇ와 관련된 리서치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친절한 경우에는, ㅇㅇ프로젝트에서 우리 회사가 달성하려는 목적을,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달성했는지 알아봐야 한다거나, 저의 경우, ㅇㅇ법이 적용되는 범위에 우리 회사도 해당되는지, 이런 경우 회사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법적으로 과태료 대상인지, 형사처벌 대상인지 등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하나하나에 대해서 논문급 리서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최근 판결에 대한 기사, 판례, 결정을 취합하되, 중요한 부분만 떼어내어 넘버링하여 정리하고, 그 기반이 되는 자료들은 pdf 형식 등으로 숫자를 맞춰 넘버링해서 압축해놓고, 넘버링 된 것 보니 대략적으로 ㅇㅇ경우에는 법적으로 ㅇㅇ한 규제가 있고, 실무적으로 ㅁㅁ한 처분이 있는 것이 경향인데, 예외적으로 ㅂㅂ한 경우도 있다, 정도로 결론을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번 회의일자가 기재되어 있다면 그날로부터 며칠 전쯤 미리 준비하는 타이밍도 중요하겠지요.

 만약 왜 이걸 나한테 시키는지 모르겠다, 라는 경우에는 회사의 이슈나 분위기를 생각해보고, 우리 팀이 왜 이걸 하는지부터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모르겠으면 4번으로..


네번째, 모르겠으면 물어보고 확인하는 속도라도 높이기!

 팀장님이 아주 바쁜 것 같은데, 별 설명도 없이 ㅇㅇ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면? 나는 ㅇㅇ가 뭔지 왜하는지 어떻게 하라는지 모르겠다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일단 찾아보고, 회사 아카이브에도 없다면 그냥 가서 물어보는 게 제일 빠릅니다. 그런데 하루종일 지나고 가서 "아.. 팀장님.. 저 근데 .. 오늘 아침에 말씀하신거요.. 어떻게 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서 아직 못했는데..." 라고 하면 이미 늦었습니다. 물론 더 늦은건.. 팀장님이 찾았을 때 "아.. 저 그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아직 못했는데요.." 로, 최악이긴합니다. 일단 시킨 일이 있고, 뭔가 인풋이 필요한데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찾아봐도 남은 자료가 없다, 싶으면 일단 내가 생각할 때는 이렇게 하라고 하는 거 같다, 라는 느낌으로 업무노트에 그림을 그려보든 1페이지 짜리 서식을 만들어보든 빨리 뭐라도 내 생각대로 해보고 그걸 출력해서 가져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메일로 "이런 거 맞나용..?"이라기보다는 빨리 출력하든 그리든 눈 앞에 보이게 해서 "이렇게 하려는데 맞나요?"라고 붙잡고 질문하세요. "아니에요!”라고 하든 "음, 이런 거 보다는,”이라고 하든 "네네, 이거 맞아요,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하든 피드백을 받으세요.


다섯번째, 우선순위 찾고 급한 것부터 하기!

 제일 중요하고 급한 일을 시키는데, "앗.. 다른 팀에서 ㅇㅇ일을 줘서.. 그걸 해야해서요.."라고 하면 조금.. 답답합니다. 당장 ㅇㅇ사건 기록좀 확인해주세요, 했는데 "앗.. 저 다른 팀에서 이번주까지 ㅇㅇ를 해달라해서"라고 하지마시고, 적당히 눈치껏 급한 것부터 하세요. 급한 게 뭔지 모르겠다면, 물어보세요. "저 지금 ㅇㅇ팀에서 요청한 것을 처리중인데, 지금 말씀하신 게 더 급하면 그것 부터 하겠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중간에 같이 하지말고 순서대로 하세요, A하다 B하다 C하다 하다보면 다 같이 늦게 됩니다.  


 회사에서 일잘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누가 몰라, 하실 분들도 있겠지요? 물어보기 부끄럽다, 상대방의 의중을 모르니까 그냥 나를 찾을 때까지 버티겠다, 이런 생각마시고 빨리 오픈하고 빨리 확인하고  다음에 시간이 들어가는 일을 꼼꼼하게 하세요. 저도 프로일잘러는 아니고 이제  외연을 넓혀보려는 직장인 1 뿐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본적인  내용을 안해서 불필요하게 " 못하는 사람" 타이틀을 갖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물론 회사에서  잘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 그냥 위의 일을 지키지않고 욕을 먹든 혼이 나든 버티면 됩니다. 그것도 본인의 선택이니까요! 대신 누가  업무적으로 무능력하다고 보는 것이 너무너무 싫은  같은 사람이지만 어떻게 하는  일을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면, 간단하게라도 회사에 노력을 투입해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합격이 피기 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