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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백 Apr 11. 2022

인생에도 매뉴얼이 필요해

일단 나는 필요하다

회사 일이라는 게 어떤 분야여도 나름의 창의성 요구하는 일이 많다지만, 그래도 주간 수행하는 업무 중 일부는 대체로 이미 한차례 수행한 적 있는 반복 업무일 때가 잦다. 


분명히 머릿속 잘 헤집어 보면 이미 아는 일이고, 거기서 조금 더 시간 들이면 지난번과 똑같이 -혹은 그보다 쪼금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가성비가 너무나도 나쁘다. 그럴 때 도움 되는 것이 속되게 말해서 뇌 빼고도 수행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 내 머리의 일일 가용량을 중요도 낮은 곳에 사용하는 대신, 지난번 사용했던 방법 그대로 다시 사용하면서 효율 좋게 일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 


매뉴얼이다. 


만들 때는 정말 귀찮아서 미칠 것 같고, 어디 업데이트라도 한 줄 해야 하면 이상하게 문서 업데이트하는 그 3분의 시간이 아쉬워서 어쩔 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잘만 만들어 둔다면 장기적으로는 투자한 시간에 비해 끝내주는 효율을 보여준다. 좋은 회사의 좋은 인수인계란 좋은 매뉴얼이라는 게 이런 부분에서부터 발생한 건가 싶기도 하고.



근래 들어 삶에도 매뉴얼이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에 종종 빠진다.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 있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순간에서, 대단히 별 것 아닌 -그리고 분명 처음 겪는 일도 아닌 것 같은- 무언가를 대처할 방법 곧바로 떠올리지 못함을 사유로 순조로울 수 있는 일을 망쳐버리는.


심리적으로, 혹은 육체적으로 일종의 고갈 상태에 있을 때면 이 현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고민하는 것조차 노력의 영역에 들 때가 있다. 혹은 시간적 여유가 주어지지 못해 여의치 않거나. 물론 짧은 생 되짚어 과거의 기억 이것저것 살려본다면 순간의 상황에 유효할 방법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억력 나쁜 나에게 이건 지나치게 효율 떨어지는 일일뿐더러, 결과적으로도 크게 효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어째 써놓고 나니 친구와 다투다 말고 상대가 허점 잘 찌르는 발언 하면 노트에 적어두었다가 다음에 다른 말다툼에서 써먹는다는 어떤 인터넷 게시글이 떠오르긴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게 유효하게 쓰일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서너 페이지 정도 간신히 채우곤, 늘 그렇듯 흥미 잃고 다른 일에 시선 빼앗길지도 모르고. 그러나 100세 시대에 유효한 행동만 하면서 살았다간 쉰이 되게도 전에 할게 다 떨어지지 않을까? 


그러니 간단한 목적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간단하게는 졸리면 안 되나 졸릴 때, 눈알이 시큰거릴 때와 같이 육체적인 난감함 있을 때도 좋을 것이고,

크게는 노후 대비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이라던지, 

케이스를 쓴다. 간략하게.

그 아래로 시도했던 방법들을 나열하고, 그 방법의 과정과 결과를 적는다. 역시나, 간결하게.


형식 및 목차는 아직 고민 중인데, 주말 내 자기 싫은 마음에 머릿속에서 떠올린 건 아직 이 정도다.


글을 쓸 때
 > 티스토리
    1. 계정 생성이 간단
    2. 자유로운 편집 가능
    3. 낮은 접근성
 > 브런치
 > 네이버 블로그

딱히 뭐가 없다.


이 정리의 핵심은 간결함이다. 최대한 장황한 사견을 제외해서 확인에 지나치게 긴 시간 걸리지 않도록 조절하며, 동시에 어떤 방법 적을 때 내 내적으로 부담스러움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기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매뉴얼 만들기에 열광이지 않나 싶기는 하다.

다소 사견이 많이 들어간 형태가 블로깅이겠고, 인스타그램과 같이 정사각형의 사진 하나, 태그 여러 개 등 기본적인 형태를 정해준 것을 사용하기도 하니까. (브런치도 따지고 보자면 줄글 형식의 인생 매뉴얼 아닐까.......) SNS의 기본 욕구가 과시욕이라지만, 분명 온갖 글 업로드하고 한참의 시간 흐른 뒤 이를 다시 들춰볼 때 느끼는 것은 과시 이외에도 자신의 과거 경험에 대한 되새김질에 있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 어떤 목차와 세부 형식을 가지면 좋을지는 아직 고민 중에 있는데, 정하게 된다면 이다음 글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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