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앱 전략
요즘 IT 트렌드는 어떤 서비스를 참고하면 될까요?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IT 서비스 종사자들은 '토스'라고 말합니다(방금 글을 쓰면서 옆의 지인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 2015년 간편 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무료 신용등급 조회, 페이, 보험, 은행까지 진출하면서 지금은 우리나라 금융권을 꽉 쥐고 있던 대기업들에게 충분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자사 앱의 신규/리뉴얼 프로젝트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몇몇 프로젝트의 주요한 요청사항이 '토스처럼 간편하고 트렌디한 UI/UX, 프로세스 제공' 일 정도로 토스를 의식하는 대기업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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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금융권 IT 시장에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온 토스는 어떻게 트렌드의 대명사가 되었을까요?"
시작은 '원 앱' 전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른 금융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기본적이지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토스의 '원 앱' 전략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 앱'이란
‘원 앱(One App) 전략(=슈퍼 앱, Super App)’이란, '하나의 앱에는 하나의 서비스만 존재해야 한다’라는 기존 모바일 앱 원칙에서 벗어나 ‘하나의 앱에서 수많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는 사용자 중심의 기능을 가진 앱입니다. 즉, 사용자는 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별도의 앱 설치 없이 하나의 앱으로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멀티 앱'이란
'하나의 앱에는 하나의 서비스만 존재해야 한다'라는 기존 모바일 앱 원칙을 고수한 앱입니다.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금융권 대기업 앱들의 모습이며, 하나의 기업에서 수십 개의 앱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원 앱의 전략적 장점
분산되었던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쉬운 접근성 제공
하나의 앱 안에서 고객의 다양한 욕구 영위 가능
새로운 서비스 출시 후 신규 고객 유치/확보의 수월한 연결 고리 역할
서비스마다 발생했던 회사의 운영 비용 절감
시대적 장점
토스는 2013년에 설립되었고, 추후 각각의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지속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의 IT 시장은 근 몇 년간 급속도로 발달을 했고, 지금은 우리의 일상에서 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앱들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수많은 앱들 사이에서 사용자는 앱을 설치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앱만 설치해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원 앱은 자연스레 많은 플랫폼들의 기본적인 전략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토스는 타 금융권 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MAU(월간 활성 사용자수) 1,397만 명을 달성하였습니다. 참고로 많은 대기업들이 올해 목표 MAU를 1,500만 명으로 잡은 것을 보면 엄청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찌감치 핀테크 플랫폼을 운영 중인 카카오의 금융 플랫폼들(MAU 1,500 ~ 2,100만 명)과는 아직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토스는 처음부터 원 앱 전략으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루는데 비교적 적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반면에, 대기업은 과거 앱의 존재가 없을 때부터 시작하여 꽤 오랜 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했었으며, 앱 서비스 또한 멀티 앱 전략을 펼쳤습니다. 물론 토스는 플랫폼 특성상 법적 제도의 한계에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 맞습니다만, 지금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는 대기업에 대한 법적 제도의 완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기존 경쟁사가 없던 대기업들은 기업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했었지만, 이제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토스의 '원 앱' 전략을 시작으로 대기업 - 스타트업 간 사용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은 IT 서비스의 발전과 사용자에게 많은 편의를 가져올 수 있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 대기업이 어떻게 '토스처럼' '원 앱'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토스처럼'과 '원 앱'전략 -by 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