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신기하게 타이밍이 들어맞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다. 퇴사를 앞두고 브런치북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나에게, '밀리의 서재와 연계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는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온 기회임에 분명해 보였다.
어느 날, 카카오톡 알람과 함께 찾아온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고를 본 순간 "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면담과 작별 회식의 늪에 빠져 나태해지고 있던 시기에 올라온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고 덕분에,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아 준비를 시작할 수 있었다.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하기 전까지 어떤 책을 쓸 것인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주말 이틀을 꼬박 새워 초안을 만들어냈다. 사실 말이 좋아 초안이지, 그냥 머릿속에 떠오른 소재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읽을 수 있는 글로 다듬기 위해선 엄청난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급하게 나열해둔 소재를 주워 담아 글로 만들어내는 것도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작성한 초안을 다듬고 살을 붙여가며 브런치북에 실릴 글을 하나하나 발행해갔다. 이렇게 차근차근 진행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면 좋았겠지만, 브런치북을 발매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크고 작은 문제와 마주했다. 브런치북의 형식, 조건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족해서, 종이책 정도 분량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기존의 구성과 초안을 전부 뜯어고쳐야 했다. 브런치북의 포맷과 분량을 미리 알아보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분량과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쓰고 싶었던 내용을 모두 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든 만족할 만한 결과를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에는 내가 쓰고자 했던 4개의 챕터 중 한 개의 챕터만 엮어 브런치북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다.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제목 선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알못도 알고싶은 스쿠버다이빙'이란 책을 기한 내에 만들어 내는 데에 성공했다. 구상해두었던 모든 글을 수록할 수 없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계획했던 다른 내용들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다음 브런치북으로 엮어보리라 마음먹고 이번 공모전은 마무리 지었다. 여유롭지 않은 시간에 잠을 줄여가며 어찌어찌 마무리해 응모하긴 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수정할 수도 없는 브런치북이기에,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며 다음 작품 작업에 착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책 출판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아니, 꿈이라기보다는 나만의 브랜딩을 하는데에 매우 유용할 것이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퇴사를 선언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관한 공고를 접하게 되면서, 좋은 여건이 갖추어진 덕분에 빠른 실행이 가능했던 것 같다. 이 동력을 잃지 않고 다음 브런치북 탄생을 위해 또다시 달려볼 계획이다. 누가 알까? 잘 만들어진 책 한 권이, 퇴사 후의 내 인생을 밝혀줄지도.
나의 첫 브런치북은 스쿠버다이빙에 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 오래전부터, 수중세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며 한국 사회에서의 다이빙 인구 유입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이기에, 바닷속 세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이런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기에 앞서 내가 다린이 시절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려보았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인터넷상에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지만, 복잡하게 뒤섞인 광고로 인해서 쓸만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먼저 떠올랐다. 그다음으로는, 어찌어찌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 취미로 몇 번 더 해보고 싶은데, 펀 다이빙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누구와 뭘 해야 하는 건지 등 교육 외 적인 실질적인 정보(이름하여 꿀팁)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이 부분에 착안해보았다. 물속 세계와의 첫 만남을 앞둔 새내기 다이버와 갓 자격증을 취득한 다린이들이, 다이빙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책을 만들어 보고자 했고, 이번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기회로 삼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혹시나 여러분도 스쿠버다이빙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나의 브런치북을 살펴봐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