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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릅 Apr 10. 2023

[마구잡이 그냥 일기] 23/04/09

조릅이의 그냥 일기_67 10분만

내 의욕적인 성향이 가끔 독이 된다. 


나는 행동력이 강하고 실행력이 좋은 편이다. 뭔가 하기로 결정을 하면 일단 해버리는데 순간적인 집중력을 왕창 써버리는 바람에 에너지가 빠르게 바닥난다. 물론 에너지를 충전하면 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킵고잉 하지만 단점은 충전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와중에 나에 대한 기준이 높아서 애매하게 할바엔 아예 안 해버리는 고지식한 성격 탓에 많은 시간을 날렸다. 왜 단 10분만 해도 괜찮다는 걸 인정하지 못했을까? 10분은 안 한 거만 못하다는 편견 때문이었을까? 


이번 내 회복기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는 대신 10분만 하기를 적용해 봤다. 10분 작업, 스트레칭 10분, 책 읽기 10분. 10분간 해냈다는 것 자체에 무한 칭찬 해주기. 이게 먹힐까 했는데 생각보다 잘 먹혔다. 처음에는 뭘 이 정도로 유난이야 낯부끄러웠는데 원래 같으면 누워서 시간이나 때우고 있었을 거고 뭐라도 한 게 어디냐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조급함과 내가 정한 기준치만 내려놓으면 회복 기간은 꽤나 즐겁게 보낼 수 있다. 참 나 같은 예민 보스를 잘 다스린 것 같아 뿌듯하다. 뭐가 그리 급하니? 으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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