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고상해야지
많은 미대생들이 작가로 살아가는 법을 깨닫지 못한채
대학을 졸업 한다. 작가는 알아서 살아남아야 했다. 여태 그래왔다. 시대가 변했다고 하지만 작가는 여전히 고난의 길을 걷는 ‘예술가’의 오래된 타이틀을 달고 살고있다.아무나 작가가 될 수는 없다는 걸 우리는 인지한다. 그래서 두렵고 무섭다.
항상 스스로 되물어도 정답이 나오지 않았다. 작가로
사는 삶은 무엇인가? 어떤 작업을 해야하는가? 좋은 작업은 무엇인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작가는 관객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혼자 그린 그림은 얼마든지 우리집 벽에도 걸어둘 수 있다.
따라서 관객이 있는 한 작가는 자신을 과할 정도로 알려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개인 sns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미술인들이 태반이다. 왜 조금만 드러내면 아니 소위 좀 나댄다 싶으면 시끄러운 노이즈 마케팅으로만 치부해버리는걸까? 그렇게 넘기기엔 우리는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최근 궁금한 작가가 있어서 찾아봤는데 유명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아마 작가는 자신을 예술인으로 등록하는 방법을 몰랐을 것이다. 모르는게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작가니까.
표출하는 삶이 곧 작가의 삶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하는 시간은 필수적이다. 세대가 바꼈고 시대가 바꼈다. 90년대 생들, 특히 시대의 선두주자 2000년대 생들은 저돌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하지만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나를 포함한 동료들의 마음 한구석엔 ‘언젠가 나도 작가로 살겠지, 작가는 원래 그런거야. 알아서 하는거야.’라는 막연한 생각속에 기회만 엿보고 살았다. 그러나 더 빨리 알아야 했다. 막연한 생각은 구체적인 결과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 영상
수천개가 유튜브 탑순위권에 노출되고 있다. 웃기게도
작가는 이미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 중 최상위층에 속해 있다. 하지만 작가는 여전히 성공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인다.
자신에게 집중해서 성공한 사람들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혹은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파는 1인 사업가도 있다. 그들은 일반적인 성공이라는 기준에 걸맞는 명예와 부를 얻었다. 왜 같은 부류에 속하지만 작가는 그들과 다를까? 결국 한끗차이 였다. 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람들에게(관객) 잘 드러냈느냐, 얼마나 셀프 브랜딩을 잘 했느냐의 차이였다.
작가는 언제나 신비롭고 고상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작가에게 공격적인 노출이란(홍보) 예술성을 무시한 채 상업적으로 접근한다는 인식이 크다. 나좀 알아달라는 칭얼거림같이 보이는 걸까. 우리는 쓸데없는 고지식함과 자존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대학 교수가 있다. ‘작업만 열심히 하면 되는거지 작가가 뭘 홍보를 해. 그런건 작업이 좋으면 알아서 따라올 것들이야.’
그러한 인식속에 자라온 미술인들은 작가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생계를 위한 다른 직업을 가져야만 했고 여전히 그 사실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작가는 왜 성공이라는 단어와 멀어져야만 할까.
대학에선 자신을 공격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냉소적이고 예술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고 외친다. ‘작가니까. 작가답게. 수준 떨어지지 않게. 우린 다르니까.’ 기존의 흐름을 타고 자라온 미술인들의 인식을 뒤바꾸기엔 미술계는 여전히 고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