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바꿔보자.
"어떻게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변하니? 사람도 이렇게 갑자기 바뀔 경우 수긍할 수 있는 사연이 없으면 눈총을 받는데, 너는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은 자연(自然)인데 어떻게 이러니?" 오늘, 날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녹조라떼(Latte) 물속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물고기처럼, 숨이 턱까지 차올라 힘들게 하던 폭염을 피해 한숨 돌리려니 기습적인 폭우가 마음을 움츠려 들게 한다. 날씨, 너는 너무 염치가 없는 것 아니냐고!. 하긴, 염치(廉恥)를 따지면 인간이 한수 위다. 경제적 필요에 의해 가차 없이 잘라내고, 파헤치고, 뿜어내는 우리들이 무슨 낯으로 되물을 수 있을까!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시청하게 된 해양오염으로 인한 해양생물들의 피해를 고발한 프로그램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막연히 환경오염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우리들 시대에는 별문제 없겠지 생각했는데 바로 눈앞에 와 있음을 깨달았다. 폐플라스틱은 버려진 곳에서 해류를 타고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한다. 이동 과정에서 잘게 쪼개진 미세 플라스틱은 물고기, 바다거북 등 다양한 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는 바람에 죽어가고 있다. 물고기 체내에 쌓인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들을 다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영국 등 유럽에서는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퇴출운동, 그리고 일회용품 사용 자제 운동이 사회적 공감을 얻은 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배달 용품의 사용이 급증해 일회용품 사용이 심각한 지경이다. 더 이상 늦으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동참하는 운동이 몇 년 전부터 진행 중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후속 기사를 보기가 드물다. 당장 몸담은 직장에서는 직원들에게 각자의 텀블러를 제공했다. 직원들부터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일회용 컵을 퇴출시켰다. 개인이 직접 씻어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더 이상 편리성만 추구하는 생활패턴을 방치할 수 없는 지경이다.
조금 눈을 돌리면 이 지구를 "우리 세대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없다"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의 아이들이 주도하는 다음 세대들이 깨끗한 지구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막아서는 안된다. 이제는 경제성의 글로벌화가 아니라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는 세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it was very good)라고 하신 그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며 다스리라(Rule over)고 하신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는 하루다. 우리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거두면 "날씨가 왜 이래"하는 푸념이 줄어들고 자연이 주는 평안을 누릴 수 있다. 자연에게 길을 묻지 말아야 한다. 우리 자신에게 방법을 물어야 한다.
(2021.08.30. 맑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