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함도 습관 같은 것이 아닐까
슬럼프는 잊을만하면 오기도 합니다, 자주
벚꽃놀이가 한창인 4월에 작가님들의 시간은 어떠합니까.
얼마 전 친한 지인이 "벚꽃의 꽃말이 뭔지 알아?"라고 하더군요.
새삼스레 벚꽃의 꽃말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도 같았죠. 그 지인은 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이었습니다.
"뭐지?"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의외. 이 답을 듣는 순간, 제가 너무 뒤처졌나? 하는 생각도 해봤네요.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 합니다.^^ 요즘의 흐름인가 보네요.
점심 먹고 근교에 개나리, 벚꽃이 활짝 핀 산책길을 걷곤 합니다. 최근에는 그 시간에 배낭을 메고 어깨 축 늘어진 채로 걷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났습니다.
그들에게 벚꽃 놀이는 배부른 말로서, 중간고사 기간으로 예민하고 스트레스받고 침울한 시간이겠죠.
작가님들은 어떻습니까?
벚꽃 활짝 피고, 햇살이 반짝반짝,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시기에 글의 진전이 없다면, 상대적으로 고된 슬럼프를 겪게 될 것입니다. 현재 이미 겪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긴 겨울을 잘 보냈나 싶더니, 날 좋은 계절에 겪는 슬럼프라.
인생은 참 살맛 나는 것 같지 않나요? 잠시도 평탄하지 않고 재미나게 살라고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무기력증, 게으름증을 이겨내려는 노력
슬럼프는 언제든 올 수 있고, 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염려되는 건 '무기력증'이 동반된다는 사실입니다.
글이 안 써지고, 진전이 없고, 아이디어도 엉망인 슬럼프.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책도 뒤지고, 하루 5천 자라도 채워보려 발버둥 쳐보지만, 계속 썼다 지웠다 반복. 그렇게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무기력증'이 찾아옵니다.
이때는 죽었다 깨도, 누가 몸을 쥐고 마구 흔들어도,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벌컥벌컥 마신다 해도 벗어나 지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때는 잠시 모든 걸 두고 철저하게 게을러져 봅시다.
집에서 딩굴딩굴 누워 있어도 좋고, 배달음식을 연달아 시켜서 폭식을 해보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는 채로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서 몇 시간씩 있어도 좋습니다.
방법은 개인마다 다르겠지요.
하루, 이틀, 또는 일주일? 그렇게 시간이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언을 하자면,
지금 4월의 햇살 좋은 봄날의 무기력증은, 이틀 이상 이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3일째부터는 '게으름증'으로 불러보면 어떨까 싶네요. 이유는 창 밖에 반짝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더 무기력에 빠지게 되거든요.
밖으로 나와서 봄바람을 좀 맞아보면, 정신적으로로 맑아지지 않을까요?
현재의 몸과 마음 상태에서 편안해지는 연습을 해봅시다
우리의 몸은 항상 흥분되어 있지도 않고, 항상 릴랙스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텐션이 있어야 몸과 마음이 생동감 있게 움직입니다. 스트레스도 적당히 받아가면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죠.
무기력증도 잘 넘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야 합니다. 각자 긴장하는 조건 상황이 있을 텐데, 그 타이밍을 제대로 겪고 넘어가지 못했을 때 좌절하며 무기력함이 몰려올 것입니다. 경쟁자에 대한 중압감, 마감의 압박, 나의 한계치, 개인사 환경 등. 많은 상황이 있겠죠. 그 과정을 한 번, 두 번 잘 극복하면 최고입니다만, 연달아 몇 번 잘 넘겼을 때 간혹 무기력증을 습관으로 여기고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는 말도록 합시다.
적당한 텐션을 잘 유지하며 지내는 삶이 행복입니다.
단순한 몸의 움직임, 즉 운동을 하거나 손이나 발을 움직이는 단순한 일들도 좋다고 봅니다.
그래서 봄이면, 엄마들이 쑥을 뜯으러 열심히 다시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