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시집갈 때 나는 대학 간다.
8.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은
OT가 끝나고 며칠 후 최종 입학을 위한
등록 일정이 전달됐다.
지금 학교 말고 원서를 넣지도 그렇기에 붙지도 않았기에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입학 등록을 진행했다.
3일 동안의 등록 기간이 종료되고
등록을 완료한 같은 학과 사람들끼리 단톡방이 개설됐다.
이 20명 남짓의 친구들이 나와 10살 차이 나는
23학번 동기들이다.
단톡방이 개설되자 가장 큰 이슈는 수강신청이었다.
내가. 그러니까 첫 번째 대학을 다녔을 때는
수강신청은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원하는 과목을 듣기 위해 pc방은 물론이고
머리를 싸매고 전략을 세웠다.
그럼에도 그 시간이 좋았던 건 내가 원하는 과목대로 내가 원하는 시간대로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수강신청은 사뭇 달랐다.
야간대학이니 교양과목등에
조금은 제약이 있겠다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선택의 폭이
좁을지는 몰랐다.
하긴 일반 대학생들은 길게는 5일 짧게는 4일 다니는 학교를 우리는 토요일 하루 안에 완료해야 하니 최소한의 필요한 과목만 개설하는 것이 학생과 학교 입장에서도
서로에게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이었겠지만.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는 학교에서 내 전공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 블록체인 관련 동향.
고령화시대에 맞는 사업아이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싶었지만. 내 생각과는 달랐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지금의 학교 생활이
그저 내 기대만큼 아름답거나
희망차지는 않을 거라는것과
기대에 조금 어긋나는 것쯤은 별게 아니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