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쓰기에 대하여

글쓰기창고

쓰고는 싶은데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글쓰기를 어렵게 느끼고 두려움을 미리 집어먹는다. 집어삼킨 두려움이란 감정은 거북함이 가득해 까스활명수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용기를 내다가도 결국 포기하게 만든다. ‘ 내 글이 심판대에 올라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가 가장 두려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가련한 내 글은 마치 나 자신과도 같아서 굳이 그 험악한 심판대위에 몰아놓고 ‘평가’라는 모진 형벌을 당하고 싶지 않은 자기보호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다. 그래서 주저할 때도 있고 차마 쓰지 못하고 머리속이나 노트 안에서 잠자고 있는 글감도 많다. 썼다 지워버린 무수히 많은 문장들은 미처 기록도 하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다.

하지만 쓰다보면 보이는 것 들이 있고 쓰다 보면  쓰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고 쓰다보면 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무엇이든지 쓰기 시작하면 쓰게 되고 쓰다 보면 더 잘쓰게 되고 더 잘 쓰고 싶은 욕구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무엇보다 머리속에 실타래같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생각들이 조금 더 명확하게 정리되는 것은 보너스로 주어지는 작은 쾌감이요 글쓰기의 유익이다. 언제나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한번 해보는 것이다. 시작만 하면 어떤 모양새로든 글은 써지게 마련이다. 끝까지 제대로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당연히 미흡할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여유있게 써 보면 어떨까.

글쓰기라고 이름짓지 말자. 그냥 ‘마음쓰기’라고 해두자. 하얀 백지를 채워나가며 내 머리속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내 생각과 계속 마주하고 밖으로 표출되기를 거부하는 내 생각을 손 끝에서 어르고 달래어 씨름하다보면 어느새 하얀 백지는 가득 채워져나간다. 깜빡이는 커서에 찍힌 마침표는 작은 성취감으로 이어진다.

발 끝을 간질이는 하얀 백사장에 내 발자국을 남겨보자. 금방 사라져 없어버리더라도. 잔잔한 파도를 넘나들듯 내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넘나들어보자. 오늘 또 밀려갔다가 내일 또 몰려오더라도. 글쓰기 까짓거. 내 생각과 감정을 쓰면 되는거다.  끄적이는 자체가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시간이다. 내 마음을 내가 들여다봐주지 않으면 병이 난다. 다른 사람 마음만 들여다보고 내 마음의 소리는 들어주지 않으면 탈이 난다.

이렇게 생각하면 한결 편하다. 글쓰기가 어려울 이유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