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글쓰기#5
나는 그저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기만 했을 뿐이다.
화려하지도 않았고 특별한 결과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새벽녁 모두가 잠들어 고요해진 시간, 노트 한 권과 펜 한자루를 앞에 두고 나만의 이야기를 적기 시작했다. 온전히 나를 만나는 순간이였다.
"그냥 좋아서요."
글을 쓰는 이유를 묻는 이들에게 그렇게 대답하곤 했다. 글쓰는 순간이 가장 좋았지만 사실 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 머뭇거리고 정체될 때도 많았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또 쓰고 있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글은 점점 나의 이야기를 넘어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무언가로 변해갔다. 그리고 내 손에서 책 한 권이 탄생했다. 그것은 단순한 한 권의 책이 아니였다.묵묵히 써온 날들이 모여 이루어낸 증겨였고 무의미해보였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였다. 그리고 그 책을 읽은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 큰 용기를 얻었다" 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리뷰들은 '평범한 사람이 해낸 기적같은 일'을 바라보며 자신도 희망을 얻는 것이였다. 그 말 한마디가 내게는 더 없이 큰 선물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구나'
'내 글도 누군가에 희망과 도전을 불어넣어줄 수 있구나'
이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에서 누군가도 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었다. 글쓰기 모임에서 '강사님' '선생님' 작가님' 이라고 불린다. 그 이름들이 부담스러우면서도 감사하게 다가온다.
나는 여전히 글쓰기의 여정을 걷는다. 이전에는 혼자였지만 나의 여정 속에 누군가가 함께 동행한다. 그들은 새로운 기쁨을 맛 보고 난데없이 글을 쓰고 있는 낯선 자신의 변화 앞에 치열하게 투쟁하기도 하고 항복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삶에 글쓰기라는 변화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니! 내 삶의 변화가 더 놀라울 따름이다.
내가 묵묵히 걸어온 길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이 그들도 그 길위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맛 보게 될 것이다.
오늘 나의 이야기는 너무 평범하고 특별해보이지 않아 쓸 자신이 없는 누군가에게 그냥 묵묵히 써 보라고 토닥여주고 싶다. 혼자 걷는 여정같지만 걷다보면 함께 걷는 누군가가 있고 그 길은 이전에 몰랐던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