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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포 Jan 23. 2023

고집스러운 농부사업가

당연해야 하는 건강한 먹거리의 과정을 남깁니다.

새해 인사로 가장 많이 듣고 사용하는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으로 '올해도 건강하세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건강하길 바라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그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은 과연 건강한 것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무척 빠르고 편리한 변화에 가속도를 붙여준 코로나-19는 그나마 관리를 하고 있던 일회용품 혹은 편의제품이 급성장하고 당연시될 수 있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대신 1회 용품 포장재를 사용한 배달제품들 그리고 이에 걸맞게 속속 출시되는 밀키트를 넘어 레스토랑 요리를 담은 제품들 모두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런 상황들이 조금 불편합니다.

특별히 환경이나 기후에 대해 운동을 하진 않았지만 태평양의 쓰레기 섬, 아프리카의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미세플라스틱 혹은 바다생물들이 버려진 플라스틱을 먹고 죽어가는 사진들을 볼 때면 무언가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그런 마음이 들곤 합니다. 플라스틱 자체가 좋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실제 어마무시한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이것으로 인해 인간의 삶이 혜택을 받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필자는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이고 또 사업가가 되고자 합니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는 대량생산을 통한 기아문제에 이바지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 화학농약과 화학비료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인 먹거리에 사용된다는 것은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농사에 옳고 그름은 가릴 수가 없으며 사람은 먹고살기 위해 직업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통한 수익 창출이 때론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화학농약이 그러니까 방제복을 입고 마스크를 써 꽁꽁 싸 메지 않고 방제를 했다가는 두드러기나 농약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먹거리를 통해 먹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농부들 마저도 거리낌 없이 풀이 자라는 시기에 제초제를 친 밭에  한 두 달이 지나면 또 먹을 야채를 심어 수확을 기다립니다. 과연 이 같은 행위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지는 않을까요?

고령화로 인하여 농촌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외국인 노동자도 임금이 높아서가 아니라 없어서 부르지 못하는 상황에 우리나라 농촌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망한다는 말이 쉽게 들리니 말입니다.

어쩌면 친환경 농사를 지어보자는 작심은 당연한 것이었고 그에 따른 준비와 인증을 받고 유기인증자재라는 명목의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또 궁금해졌습니다. 유기인증자재는 안전한 것인가? 중금속으로 분류된 구리와 토양을 산성화 시키는 황, 거기에 GMO 작물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비료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하늘로 들어 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앞으로 삶을 얼마나 힘들게 할 것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여기에서 생각을 멈출까도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이 재료들을 사용하지 않는 농법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이를 나누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작년 첫 수확물을 만들었고 우려만큼 생산량을 대폭 감소하였지만 그 어느 해보다 뿌듯한 한 해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제주의 귀농 7년 차가 된 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으로 변화하였고 목표가 뚜렷해졌으며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인 줄 잘 알지만 두려움보다 두근거림을 안고 앞으로의 삶을 담기로 하였습니다.


2023년 1월 지금은 감귤과수원과 새롭게 임대한 600평 밭에 심을 밭작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나무의 휴식기인 1월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감귤나무에 달려 있던 작년 감귤을 모조리 떨어뜨렸습니다.

이미 감귤이 딱딱해진 것도 있고 알아서 떨어진 감귤도 있지만 온전히 쉴 수 있도록 감귤나무에게 휴식을 주니 초생재배를 통해 토양의 온도와 습도가 조절이 되어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떨어뜨리면서 본 감귤잎에는 이세리아 깍지벌레가 제법 많이 보이는데 2월이 되면 가볍게 가지치기를 하면서 이 곤충을 잡느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듯합니다. 이세리아 깍지벌레는 나무 수액을 빨아먹는 것도 문제지만 번식력이 뛰어나 초기에 잡아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2023년 자연농 감귤 월간 기록은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총 24회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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