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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oraJ Jan 17. 2019

보광동 단독주택 살이

이 모든 것의 시작

2016년 6월, 이 모든 것의 시작

 독립에 대한 필요를 느낀지는 꽤 오래되었고, 어떤 공간이 필요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반년이 넘어갔었다. 일종의 작업실이면서 주거도 가능한 공간을 찾다 보니 쉽지 않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대와 절망을 오가다 실현시킬 공간을 2016년 6월에 찾았다. 전셋집이었는데 크지는 않지만 쓰기에 충분했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러기에 나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았다.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갈지 정답의 그림은 없었지만 의도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공간을 남겨두고 그 여백의 모양이 이 공간의 매력이었으면 했다.


2016년 10월, 소담음악회

 셀프로 하다 보니 길어진 3개월의 인테리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삶의 시작을 위해 친구들과 소소하게 공연을 열었다. 이름하여 ‘소담음악회’. 이 곳은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2-3층의 오래된 빨간 벽돌의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있는데 우리 집만 푹 꺼지듯 내려앉은 1층짜리 단독주택이었다. 이웃에서 창문을 열면 바로 우리 집 마당이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구조라 뭔가 이웃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선에서 함께 느낄 수 있는 정취가 있었으면 했다. 이웃들이 즐거워하셨을지는 알 수 없었으나 (지금 생각해보면 시끄러워하셨을 가능성이 높다. 그저 참아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작은 담을 사이에 둔 소소한 음악회는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나눈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이렇게 단독주택 라이프는 걱정과 달리 즐겁게 출발하게 되었고 2년 반을 아주 즐겁게 살았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은 앞으로의 중구난방 한 나의 계획에 큰 용기를 주었다.


노을 지던 보광동의 작은 마당, 소담음악회 준비 중
골목에 좋은 향기가 났으면 하는 바람에 향초를 엄청나게 태웠...
테이블 벤치에 천만 둘렀더니 분위기가 이럴 일인가
노을 지는 밤, 그녀의 우쿨렐레 연주
모두가 와인 한 잔씩 걸치고 연주
잘 놀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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