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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다온 Dec 28. 2023

엄마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감정

내가 먼저 오해 없이 마음을 열자


엄마로 살다 보면 아이로 인해 조심스러운 관계가 많아져 눈치를 많이 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조심스럽게 선별된 자신을 드러낸다.


누구나 좋은 엄마가 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좋은 사람이고 싶은데 나 자신을 스스로 형편없이 여기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조금 덜 괴로운 방식으로 자기 마음을 지키는데, 바로 내 마음을 남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사실 내가 나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건데 남들이 나를 그렇게 본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내면에 깔려 있으면 다른 사람이 별생각 없이 한 말도 조금씩 꼬아서 듣고, 그냥 물어본 것도 따진다고 여긴다. 그러면 내 감정에도 영향을 받아 은연중에 내 말과 행동에 그 감정이 전달되기 쉽다. 결국 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되풀이되는 것이다.


늘 평가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나보다 나를 잘 모르는 남에게 나를 가치 있어 보이게 하려고 끊임없이 나를 포장한다. 또 그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쓰기도 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의 초점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고 그게 어느새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 아이 키우는 엄마들에게 건네는 육아 中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들과의 관계가 조심스러워진다. 나만 더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어려워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여러 엄마들과 상담을 해 본 정신과의사인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엄마들도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라는 걸 알게 돼 공감과 위안을 받는다.


난 그동안 나로 인해 내 아이들까지 피해가 갈까 봐 어린이집과 학교 엄마들과는 인사와 이야기 몇 마디 나누는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따로 연락을 하거나 사적인 만남은 갖지 않았다. 내가 직접적으로 알게 된 지인들은 편하게 연락을 하게 되지만 아이들과 관련된 엄마들은 학교와 반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로 괜히 대화를 통해 말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다 올해 첫째 친구의 학교 엄마와 친해지게 됐고 연락을 하고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한 명쯤 친한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편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좋아 계속 만남을 이어갔다. 친한 엄마가 생겨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관계과 맞는 걸까 싶었다. 난 상대방의 기분과 행동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데 만날 때마다 대화 도중에 하품을 한 번씩 하는 모습에 내 말이 지루해서 그러나 싶기도 하고, 약속을 잡을 때마다 애들 놀게 해 주고 우리도 언제 만나자라는 식이라 나와의 관계가 아닌 아들과 놀 친구를 만들어주려고 하나 싶은 생각을 갖게 됐다. 난 사적인 대화들도 하고 싶은데 첫째의 학교 생활은 어떤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있는지 등 학교 이야기를 주로 물어보게 되니 학교 정보를 듣고 싶어서 만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됐다. 때론 첫째와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선입견을 갖게 돼 만나러 간다고 하면 걱정이 앞섰다. 다른 엄마들과 친구들 이야기를 할 때면 내 이야기도 다른 엄마들에게 할 것 같아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니 마음이 더 무거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만남을 유지하는 게 맞는 걸까? 다른 엄마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들이 싫다고 매번 관계를 피할 순 없을 것 같은데..





 

좋은 엄마로 보이고 싶고 좋은 사람이고 싶은데 나는 나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그렇게 보고 있을 거라고 오해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다른 의미 없이 물어본 질문에 그 안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혼자 생각할 수도 있다.


항상 내 느낌과 생각이 옳은 건 아니다. 내가 대하는 거에 따라 상대방도 마음을 연다고 한다.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엄마들에게는 나도 마음을 열어두자.


미리 아이와 관계된 사람들이랑은 친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처음부터 벽을 세웠지만 엄마와 아이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친해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한다. 나로 인해서 멀어지는 일은 드물 테니 미리 걱정하고 거리를 두지 말자.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에너지를 쓰지 말고 나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데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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