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첫째 주
4월 2일 수
최근에 네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에 엄마와 아빠는 '굿윌'이라는 가게에 자주 방문하고 있어. 사람들이 기부한 물건들을 깨끗하게 정리해서 판매하는 그런 상점인데, 아주 고전적인 물건들을 구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 다른 중고물품 상점들은 주로 옷이나 신발, 액세서리 같은 것들을 많이 파는데, 이곳에서는 전자제품이나 생활용품, 가구에 이르기까지 쓸모가 많은 제품을 팔아서 무척 좋아. 어떤 물건이 필요할 때 꼭 새 제품이 필요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은 제품들을 10~20불 정도에 살 수 있으니 정말 좋겠더라고. 만약에 우리 5월에 이사를 가게 된다면, 이사하고 나서 거실을 채울 가구를 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너에게 중고상점에서 물건을 산다는 것이 어떻게 느껴질지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어. 혹시 궁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구질구질하다거나. 왠지 아빠라면 그럴 것 같았거든. 그런데 생각보다 너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 오히려 너도 가보고 싶다는 거야! 하긴, 주변 분들이 주신 옷들도 잘 입는 네가 특별히 그런 것들을 나쁘게 생각할 일도 아니었어.
그래. 괜히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그저 우리 처한 환경 안에서 지혜롭게 활용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이번 주에는 너와 꼭 같이 중고 상점에 가보려고.
4월 3일 목
기나긴 겨울이 거의 지나가고 봄이 시작됐어. 겨울엔 배구 세션을 했는데, 이번 봄엔 다시 테니스를 시작하지. 오늘부터 또 9주 동안 매주 한 번 저녁에 아빠와 함께 테니스 레슨을 받을 거야. 네가 접했던 운동들 중에 그래도 가장 네가 흥미를 느끼는 운동이어서 아빠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해.
이곳은 겨울이 기니까 테니스를 거의 5개월 만에 다시 쳤어. 중간에 따로 연습을 하지도 않았고, 이번에 가는 길에도 영 뚱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포즈나 감각이 떨어지지 않아서 놀랐어. 물론 아직 선수로 경기를 뛸 정도는 아니겠지만, 계절을 지나면서 같이 랠리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오늘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레슨도 받고 볼 머신도 치면서 괜스레 학교 대표 선수로 뛰는 네 모습도 상상해. 아빠가 주책이지? 네가 즐길 수 있을 만큼만 아빠가 끝까지 서포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월 4일 금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아빠는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야. 전에는 그냥 단순히 불편한 것들이 많아서 원망스러운 게 많았는데, 이제는 그런 맘과는 조금 다르네.
사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잘 곳을 구할 수 없거나, 밥을 먹을 수 없거나 이런 것과는 다르겠지. 그런 불안감을 가질 상황은 아니기는 해. 하지만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네가 그 무엇이든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은데, 아빠 엄마의 경제적인 상황이 너의 그런 소망을 방해할까 봐 걱정이 많아.
세상의 그 무엇도 100%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미래를 결코 예측할 수 없기에, 너에게 어떤 상황에서든지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절대적으로 돕고 싶거든. 그런데 아빤 걱정만 많은 스타일이라 미안해. 아빠의 이런 걱정 많이 하는 모습이 널 불안하게 만들까 봐 걱정 돼.
앞으로는 걱정은 덜하고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할게. 널 잘 돕도록. 단순히 금전적인 도움뿐 아니라, 실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잘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 이런 아빠의 마음 믿고 넌 꿈을 펼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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