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만점 후배 이야기
2009년 이야기다.
늘 부장 부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원 충원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라 입사를 해서 금방 현업을 할 수 있는 경력사원 모집 공고를 냈다.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 중 한 명을 마침내 채용을 했다. 새로 뽑은 직원은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유학을 하고 토익을 세 번이나 만점을 받았기에 정말 우수한 인재를 뽑았구나 다들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공부 머리와 일머리가 따로 있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학 실력이 뛰어나고 나름 해외에서 괜찮은 대학을 졸업했던 인재라 무척 기대가 컸다. 그래서 어떤 업무를 주어도 충분히 잘 해내리라 생각을 했다. 마침 늘 부장 부서 팀장은 그 직원을 늘 부장과 함께 일하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늘 부장은 우수한 인재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는 기쁨과 이제 일이 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로 회사 생활도 한층 즐거워지리라 생각했다. 그 직원과 함께 업무를 1개월, 2개월 해나가면서 점차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보통의 경력 사원이면 어떤 일이 주어지면 어떻게 일을 풀어나갈 것인지 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후배 사원은 그렇지 못했다.
해외 유학파라 아직 한국 회사에 적응기간이 필요해서 그런가 싶어 몇 개월 더 지켜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시점 늘 부장은 더 이상 그 친구와 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직원의 업무 수준을 굳이 표현하자면 초등학교 6학년이 대기업에 입사를 해서 업무를 한다라는 비유가 어느 정도 맞을 것 같다.
사람의 능력을 정확히 수치화해서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연말에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받고 저평가자 직원들은 평가 결과에 불만을 품고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드러 있다. 이의를 제기하는 직원에게 팀장이 너는 이러이러해서 고과를 중간이하인 c를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직원은 정말 정량화된 수치로 정확히 알려 달라라고 했을 때 사실은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늘 부장도 20년 이상 회사 생활을 하면서 뛰어난 어학 실력과 괜찮은 지식을 가진 후배 사원이 일 풀어나가는 방식이 왜 이럴까라고 생각하고 여러 차례 선배 사원 입장에서 업무 방식에 대해 가이드와 조언을 했지만 개선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후배가 딱히 큰 사고를 치지도 않았고 심성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국내 기업의 인사팀들이 보다 더 확실한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뛰어난 어학 실력과 훌륭한 대학을 나온 인재가 회사 업무도 훌륭히 수행해 나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함을 늘 부장은 회사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물론 인사팀 나름으로 밥 먹고 하는 일이 인재 채용 업무라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런 현상이 벌어짐을 현업을 하는 입장에서 늘 부장은 늘 안타깝다.
회사에서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우수한 인재를 인사팀에 먼저 배치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그렇다고 획기적인 변화를 당장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그 회사의 미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옳은 방법이라는 늘 부장의 사견이다. 인재가 만사라는 말이 있기에...
<사진 출처 :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