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비행기표만 들고 떠난 83일간의 유럽일주
나는 내가 한 일은 특별하지 않다고 여기는 면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이 미화되기보다 옅어지는 걸까.
어제 풋살 체험을 하러 갔다가 예전에 방문했던 카페 사장님을 만났다.
사장님이 나를 기억하시고 손님으로 오셨었죠? 물어보셨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너무 반가웠다.
풋살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부지런히 움직였다.
사장님이 가시는 길에 조금 데려다주신다고 해서 같이 차를 타고 갔다.
우연히 사장님의 친구분과 동선이 겹쳐서 같이 걸었다.
처음 가보는 당곡역 근처 카페였는데 마침 길을 아신다고 해서 지도도 없이 같이 걸었다.
걸으면서 유럽여행 이야기를 하게 됐다.
어느덧 유럽여행을 한 지 1주년이 되어가고, 여행기를 축약해서 풀어내는 것도 수십 번째.
10월 18일부터 1월 9일까지 83일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벨기에 프랑스 12개국
어떻게 3개월이라는 시간을,
그것도 하루하루가 특별하고 행복하고 소중했던 시간을
너무 길지는 않게 또 재미있게 그 때의 감정을 살려서!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반복되는 질문에 chatGPT같이 답을 하며 여행에 대한 추억이 점점 무뎌져가고 있을때즈음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되어 오랜만에 유럽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어디가 제일 좋았어?
겨울에 가서 스페인이 제일 좋았어. 날씨가 좋았거든
:어떻게 혼자 유럽을 갈 생각을 했어? 무섭진 않았어?
그냥..갔어! 계획도 없이
나 출국하는 비행기표만 들고가서 출국심사대에서 귀국 비행기표 샀잖아
그렇게 유럽여행기를 신나서 얘기하다보니까
문득 작년의 시간들이 그리웠다.
그래서 잔뜩 찍어온 사진을 보면서
브런치에 추억을 꾹꾹 눌어담아 글을 써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