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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Tonic Jan 15. 2022

[ 아마존 시리즈 #3 ] 리더십 원칙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다
# 3


아마존 시리즈 세 번째 글에는 현재 아마존을 만들어낸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핵심적인 내용을 담았다. 어떻게 하면 이 방대하고 중요한 내용을 한 글에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이 되지만 아마존의 LP (Leadership Principle)이 처음인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히 설명해 보겠다. 이전 시리즈를 읽고 오면 더 도움이 되므로 이전 시리즈를 정독하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아마존의 인턴을 준비할 당시 4회에 걸친 채용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설명회 내용의 80% 이상을 차지한 내용이 바로 '리더십 원칙 (Leadership Principle, 편의상 LP라고 통칭하겠다)이었다. 면접과 기업 문화에 대한 어떤 질문이 들어와도  원칙으로 설명이 되는 기묘한 광경을 보면서 LP 아마존의 기업 문화에 얼마나 강력한 작용을 하고 있는지 조금은 체감할  있었다. 그리고 입사 , 당시 14가지에 불과했던 리더십 원칙들로 140 명의 직원이 대통합되었다는 사실이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리더십 원칙이 생겨난 이유


아마존의 공식 문서에 따르면 LP가 생겨난 이유와 목적은 다음과 같다.


We use our Leadership Principles every day, whether we're discussing ideas for new projects or deciding on the best approach to solving a problem. It is just one of the things that makes Amazon peculiar.

우리는 리더십 원칙을 매일 사용하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접근법을 결정할 때 사용합니다. 리더십 원칙을 통해 아마존은 매우 특별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견과 갈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지 영역에서 모두 공감하고 합의할만한 기준점을 세운 것이 리더십 원칙의 시작이었다.


Brainstorming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의할 때

Decision-making 의사결정을 할 때




16가지 리더십 원칙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16가지의 LP 하나하나 살펴보자.


1. Customer Obsession  


이전  읽었다면 아마존의  번째 LP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 '고객중심' 외치고 있지만 아마존은 지구 상에서 가장 고객중심인 회사가 되는 것을 회사의 존재 이유로 둘만큼 광적인 고객 집착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번째 LP Customer obsession 거의 매일 아마존의 모든 회의에서 언급될 만큼 중요하고, 최종 의사결정에 가장  영향력을 미친다.


2. Ownership


리더는 오너이다. 어떤 직무에 있든 어떤 포지션에 있든 항상 자신이 직접 아마존의 사업을 영위하는 주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일을 해결하는 것에 급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팀과 회사를 생각하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아마존 면접 후기에서 그런 내용을 보았다. 자신의 장점이 주어진 일을 잘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아마존의 LP 관점에서는 남들이 일을 시켜야 한다는 인상을 주어서 탈락했다는 내용이었다. 주어진 일을 잘한다는 건 분명한 강점이지만 정글이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세계에서는 남들이 일을 시키기 전에 주도적으로 자신의 일을 찾아 나서고 결과를 내는 것이 주요한 평가 요소이다.


이 내용이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소 불리하고 부담스러운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연차가 높을수록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연차가 올라가고 일이 많아지면 자잘한 일들은 팀원들이나 인턴에게 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질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 사이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연차가 적은 사람에게 넘기거나 자신이 직접 해결하지 않고 성과만 챙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은 대게 Ownership의 기준에서 동료들로부터 형편없는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연차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공평하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중요한 업무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과 최대의 권한을 제공한다. 정말 고객의 관점에서 필요한 일이라는 전제 아래 연차와 상관없이 신입들이 임팩트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바는 모든 연차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의 중요성이다. 직원에게 자율성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은 내부 정보와 결정 권한도 함께 주어야 한다. 동시에 정보와 결정의 권한을 이미 가지고 있는 시니어들도 창의적인 자율성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회사의 시대는 끝났다. 회사의 발전과 함께 개인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3. Invent and Simplify


세 번째 원칙은 혁신과 발명을 양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과 결과물을 간소화하는 정신을 강조한다. 이 원칙은 앞서 설명한 두 가지 원칙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것이기도 하다. 고객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새로운 창조물이 나오게 되고 그것을 고객이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 혹은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200가지가 넘는 신기술과 업데이트를 쉴 틈 없이 쏟아내면서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우위를 독점함과 동시에 고객 경험을 날마다 개선하고 있다.


4. Are Right, A Lot


이름만으로는 잘 이해가지 않는 LP인데 앞에 주어를 붙이면 바로 이해된다. 주어는 바로 'Leaders'이다. 아마존이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리더와 매니저를 향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적어도 일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리더의 판단력과 경험을 의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피드백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문화가 강하다.


5. Learn and Be Curious


내가 가장 좋아하는 원칙이자 내 인생의 원칙으로도 적용하고 있는 다섯 번째 LP는 바로 '배움'에 관한 것이다. 어떤 문제를 마주치면 피하기보단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가능성과 개선점을 탐구하는 것인데, 이 역시나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다. 예전에 한 팟캐스트에서 Learner와 Leader를 구분하고 일정의 learner 기간을 거치면 비로소 leader 가 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leader 일 수록 더 learner 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이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며 계속 똑같은 관점과 똑같은 수준을 가진 리더는 머지않아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6. Hire and Develop the Best


아마존 채용의 법칙은 나보다 50% 더 높은 수준의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다. 나중에 그 사람이 다시 자신보다 50% 높은 수준의 사람을 채용한다면 장기적으로 최상의 인재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많은 인재들이 몰려오는 곳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필자 또한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정말 최고의 인재만 뽑겠다는 보수적인 채용이 결국 그다음 채용에서 더 많은 인재들을 끌어모으는 장기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원칙이 증명했다.


7. Insist on the Highest Standards


아마존은 '이 정도면 됐지'에서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아마존에서 성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세 가지의 기준은 다음과 같다.


Below the bar 기준 이하

Meet the bar 기준 충족

Raise the bar 기준 이상


Below the bar(기준 이하) 은 당연히 부정적인 평가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단 뜻이지만, meet the bar(기준 충족) 조차도 아마조니언들이 썩 기분 좋아하는 평가는 아니다. 기준을 달성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새롭고 더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전 직원에게 요구되는 바이기 때문이다. 조금은 지나친 평가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거센 폭풍에서 경쟁자들이 속절없이 낙오되는 동안 이루어낸 아마존의 성공은 늘 최상의 기준을 고집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일깨운다.


8. Think Big


직역 그대로 '크게 생각하라'는 여덟 번째 원칙은 자신을 위한 작고 소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을 위해 과감하고 포괄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당장의 매출을 위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5년 혹은 10년 이상의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고객 만족의 스케일을 키워나가야 한다.


9. Bias for Action


비즈니스에서 스피드는 생명과 같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원론적인 의사결정이 아닌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빠르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입사 초반 눈치 보고 머뭇거리기 바빴던 내가 3개월 만에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결과와 상관없이 빠르고 과감하게 행동하려는 노력 덕분이었다.


10. Frugality


열 번째 원칙은 바로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혁신을 이루는 정신을 의미한다. 많은 기업들이 이 원칙을 차용할 때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단순한 절약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인데 이 원칙의 본래 의도는 자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혁신들이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성장을 위해 무조건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혁신을 내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현재 아마존에게 어마어마한 자산이 되었다.


11. Earn Trust


이전까지의 원칙들은 역량과 성과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는데 이번 원칙은 경청과 수용적인 소통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아마조니언들의 특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말하는 내용은 날카롭되 전달하는 방식은 부드럽고 포용적이다.


12. Dive Deep


깊게 파고들어라. 아마존은 여러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확장과 실패를 반복하기도 했지만 하나의 사업에 대해 매우 깊숙이 파고드는 공격적인 기질을 보여왔다. 이것은 무엇을 배우든 무엇을 실행하든 깊이 있게 하겠다는 직원들의 불도저 같은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13. Have Backbone; Disagree and Commit


한국어로 의역하면 '줏대를 가져라' 정도가 되겠다. 'Are Right, A Lot' 리더들은 옳다는 네 번째 원칙의 중심을 맞추기 위한 원칙으로, 아마존에서는 연차와 포지션에 상관없이 고객 중심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에 데이터를 근거로 한 적극적인 챌린지가 매우 활성화되어있다.


14. Deliver Results


'결과를 내라'의 원칙은 내부적 리소스를 활용하였다면 명백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지만 이 결과는 비단 '성공적인 결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실패하더라도 개인의 성장과 배움이 있었다면 그것 자체를 결과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 원칙은 직원들로 하여금 매일의 업무가 정확히 어떤 결과와 임팩트를 가져다 줄지 늘 염두에 두고 일하게 한다.


15. Strive to be Earth's Best Employer


5개 내외로 시작한 리더십 원칙은 십수 년에 걸쳐 14개로 정착했으며 작년에 두 가지 원칙이 추가되었다. 그중 하나는 최고의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최고의 리더들이 되라는 원칙이다. 이 원칙은 아마존의 근속연수가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월등히 낮아 직원 복지와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아마존의 각오로 생겨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16. Success and Scale Bring Broad Responsibility


아마존이 가장 먼저 시작한 e-commerce와 클라우드 산업에서 현재까지 굳건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그 뒤를 쫓아오고 있다. 아마존도 현상황에 안주하기보다 미래의 성장동력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빠르게 실행하려는 책임감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아마존 리더십 원칙이 생겨난 배경과 16가지의 원칙의 기본적인 개념을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원론적인 이야기보단 스타트업이 이 원리를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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