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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Ah Jan 07. 2023

아름다운 개새끼

우리 애들이 너랑 놀지 말래

수업을 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름다움은 외적인 아름다움 내적인 아름다움이 있고 이 기준은 각자 다르다는 것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이었다.

보통 이럴 때는 내가 먼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래야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그런데 네가 생각났다.


 “선생님이 최근에 알게 된 사람인데 그 사람이 참 아름다운 것 같아. 착하고 바른 사람이야. 거기다 다른 사람에게 배려도 잘하고.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든.”


 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데 네가 생각났을까.

 왜 너는 나에게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너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궁금했다.


 너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었는데 이제야 알았다.

 너는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내가 만나본 적 없는, 그 나이에도 순수함을 가지고 있고, 그 나이에는 기대할 수 없는 바른 모습을 가진 사람.

 그걸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것이 아름다움인 것이다.


 “근데 그런 사람들이 상처 주지 않으려다가 결국 상처를 주더라고요.”


 너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한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 이 말도 맞다.

 너는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 마음이 역설적이게도 상처를 주었다.


 최근에 ‘더 글로리’에 빠져서 벌써 세 번째 다시 보기 중인데 극 중 ‘하도영’을 두고 ‘나이스한 개새끼’라고 말한다.

 너는 ‘아름다운 개새끼’라고 하자.

 아름답지만, 상처 주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결국 상처 주고 다니는 개새끼.

 잘 살아라 개새끼야.

 우리 애들이 너 같은 애랑 놀지도 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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