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머리 나쁜 사람에게 금붕어라는 소리를 자주 하죠. 금붕어 기억력이 3초라는 속설에서 비롯된 비유입니다. 저도 항상 어항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제가 키우는 금붕어 '뻐끔이'를 보면서 '쟤는 기억력이 3초라 저 좁은 어항이 바다라고 생각하겠지’ 라는 생각을 종종했어요.
앞으로 이런 생각과 속설을 확 바꿀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교 연구팀이 금붕어가 스스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금붕어는 스스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실험의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가능하다'입니다. 금붕어가 육지의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운전하여 방향을 조절하다니.. 정말 놀랄 노자가 따로 없는데요. 실험의 시작은 특수한 차량의 개발부터 시작됩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위해 FOV(fish-operated vehicle)라는 특수한 차량을 제작했는데요. FOV는 4개의 바퀴가 부착된 금속판 위에 플라스틱 수조가 설치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수조 안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막대가 설치되어 있고 이 막대 위쪽에는 LIDAR라고 하는 센서와 소형 컴퓨터 그리고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치들을 활용해 금붕어의 위치와 몸의 방향을 감지하여 금붕어가 앞으로 헤엄치면 FOV도 앞으로 이동하게 되는거죠.
그 다음 과학자들은 금붕어가 들어있는 FOV를 3~4미터 정도 크기의 방에 놔두었습니다. 그리고 방 한쪽에는 분홍색 판을 설치해 두어 만약 FOV가 이 분홍색 판 위로 이동하게 되면, 금붕어에게 자동으로 먹이가 주어지게 됩니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유사하게 진행된 금붕어 운전 실험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금붕어는 처음엔 의미없는 행동을 반복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분홍색 판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또 며칠이 지나자 금붕어는 FOV를 목적지까지 이동시키는데 성공하게 되었죠.
이번 금붕어 운전 실험을 통해 동물들도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하고 학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는데요. 목표를 위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운전까지 성공한 금붕어, 앞으로 금붕어 = 바보라는 속설은 사라지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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