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장면은 비단 직장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정치권이나 친목모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리더가 부하를 미워하는 이유는 다양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분노와 질투 때문이다.
분노와 질투는 전혀 다른 감정이지만, 조직에서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바로 성과다. 리더는 성과가 낮은 부하직원을 대할 때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높은 성과의 부하직원을 대할 때는 질투심이 든다.
당신 조직의 리더가 저성과자나 고성과자를 대할 때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보이는 태도는 전혀 다를 수 있지만, 감정은 같다.그 리더가 CEO나 고위직 임원이 아니라면 저성과자와 고성과자를 볼 때 똑같은 미움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출처: Li, Y. N., Law, K. S., Zhang, M. J., & Yan, M. (2024). The mediating roles of supervisor anger and envy in linking subordinate performance to abusive supervision: A curvilinear examina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9(7), 1004–1021.
부하직원의 성과가 낮을 때는 분노 때문에 밉지만, 성과가 높을 때는 질투 때문에 미운 것이다. 리더의 미운 감정이 가장 낮은 상태는 부하직원이 적당한 성과를 낼 때다.
리더가 저성과자와 고성과자에게 같은 미움이라는 감정을 갖더라도 표출 방식은 다르다. 저성과자에게는 비교적 노골적인 부정감정을 표출하지만, 고성과자에게는 직접적인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고 수동적 공격성(passive-agressive)을 드러낸다.조직 내 리더의 수동적 공격성은 일부러 모호하고 애매한 지시를 하거나 변명, 꾸물거리기, 건망증을 핑계로 일의 진행을 더디게 하거나 뒷담화나 소문 등의 방식으로 평판을 나쁘게 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만일, 당신이 리더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면 성과가 낮거나 지나치게 높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그 강도는 리더의 성향으로 인해 달라질 수 있다.
리더의 성과지향성이 높을수록 저성과자에 대한 미움이 크지만, 고성과자에 대한 미움은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에, 리더의 비교지향성이 높을수록 고성과자에 대한 미움은 크지만, 저성과자에 대한 미움은 나타나지 않는다. 만일, 리더가 성과지향성과 비교지향성 모두 높다면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모두를 미워할 가능성이 크다.
흥미로운 점은 리더와 구성원 간의 관계가 좋을수록 리더의 성과지향성은 낮지만, 비교지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당신이 리더와 관계가 좋다면 낮은 성과로 들볶일 가능성은 낮지만, 높은 성과를 보였을 때 질투의 대상이 될 수는 있다. 관계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해서 질투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성과자들이 리더 앞에서 더욱 겸손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