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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연작가 HiYeon Aug 05. 2023

MBTI -F 회사 생활에서 살아남기

F들의 회사에서 살아남기


회사는 전쟁터고 우리는 각기 무기를 들고 나온 전쟁군인이라는 말에 동감한다.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대략 삼주 정도는 일이 끝나고는 아예 다른 일을 하지 못할 만큼 힘들어했다. 확실히 외국에 있는 회사가 개인주의가 심한 것도 있고 우리 회사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는 정말 ‘친목’을 위한 곳은 아니다.

조금은 내가 상상했던 회사 생활과 다르긴 했지만 또 자주 친목을 하고 술도 마시고 하는 관계가 일 할 때 더 귀찮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

일 끝나고 지친 나를 붙잡고 회식하러 가자! 하면 얼마나 진이 빠질지 상상 불가능이다.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친구’ 보다는 살가운 ‘일’ 정도로 보고 접근해야 상처도 안 받고 서로에게 상부상조인 거 같다.

회사에 같이 동기로 입사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중국계 캐네디언으로 부모님과 십이 년 전에 이민을 한 후 캐나다에서 정착하고 지내는 중이었다. 알고 보니 이 친구가 같은 학교와 전공 그리고 나와 같은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친구인걸 알고 정말 반가우면서 좋았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그 친구가 나를 '경쟁 상대'로 삼는 게 느껴질 때마다 외줄 타기를 하듯이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같이 입사하고 힘이 되는 내 동기니까 이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라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처음 회사를 다니며 이 주간은 같은 트레이닝을 받고 점심도 먹고 화기애애하게 지냈지만 2주간의 트레이닝이 끝나고 서로 다른 업무를 하면서 말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나중에는 서로 한탄 섞인 불만을 하나둘 내게 되며 결국은 서로의 이야기를 안 듣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1년 차 먼저 들어온 다른 B가 그녀의 일을 나의 동기에게 부탁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동기 일이 바빠 그 일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알고 보니 사실 그 일은 나의 메인 일이 아니었고 모든 걸 동기는 알던 상황이지만 나에게 귀띔 한번 해주지 않았다. 그녀 할 일만 열심히 착수했다는 걸 알고 괜스레 배심감을 크게 느꼈다. 내가 너무 곰 같고 생각보다 사회생활을 잘하는 여우 같은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계기이다.


그 친구가 자주 하는 말이 있었다. "우리는 친구니까 언제든지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믿고 이야기해! 하지만 우리끼리만의 비밀이야!"라는 말,

순수하게 믿어 버리면 난 아직 너무 순수한 걸까?

너무나 터무니없을 수 있지만 회사를 다니며 가장 많이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말이 있다. 조금은 우리 서로에게 진실되고 솔직하게 그리고 감정을 상하지 않게 일을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오늘도 F는 회사 생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분고투 하고 있겠지, 감정을 숨기는 일은 어렵다.

나도 20년이 지나고 30년이 지나면 나의 감정을 숨기고 일을 착착착해 내는 고수가 될 수 있을까?

<가끔은 일이 끝나면 와인이 생각나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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