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에 대하여

by Spark

"엄마, 우리 가족이 영원히 살면 좋겠어.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밤이면 찾아오는 아이의 두려움은 엄마의 마음을 흔든다.

극E인 엄마와 극I인 아이는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하다.

잠자리에 들면 안 좋은 생각이 난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함께 자겠다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생각한다. 저 나이 때 자신도 그런 생각을 했었나? 이토록 다른 아이를 이해하기가 때로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외동이라 그런가 했다. 다른 집 외동은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아이의 "영원히 함께 하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뭘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사춘기가 시작되기 전, 아직은 엄마와 함께 자고 싶다는 아이가 잠결에 하는 이 말들은 더욱 짙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대놓고 T(사고형)인 엄마의 머릿속에는 현실적인 생각들이 먼저 스친다.

"나이 들어 여기저기 아프면 너한테 짐이 될 텐데..."

하지만 이내 자신의 부모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얼마나 속상할지 생각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의 손을 더 꼭 잡아줄 뿐이다.


무병장수가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유병장수의 시대다.

어느 선배가 "소원이 있다면 걸어다닐 수 있을 때 편히 가는 거예요. 눕게 되면 맘대로 죽을 수도 없으니까요."라고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영원을 꿈꾸는 아이와 현실을 바라보는 어른의 간극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엄마는 아이의 순수한 바람 앞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영원이라는 말의 무게를 아직 모르는 아이에게, 어떤 대답을 해주어야 할까.

오늘도 엄마는 그저 아이를 안아주며 "그래, 우리 오래오래 함께 있자"라고 속삭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영원이 가능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