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부터 어디가 으슬으슬하더니, 결국 몸이 무너졌다. 체했는가 싶더니 몸살 기운까지 겹친 듯하다. 움직일 때마다 온몸이 쑤시고, 아무리 이불을 덮어도 속이 싸늘하다.
“엄마는 아프지도 못한다.”
아파도 밥은 해야 하고, 아이는 챙겨야 한다. 어쩌겠는가. 몸이 힘든 건 몸이 힘든 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추운 겨울,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찬 기운을 담은 채 조용히 다가와 옆에 눕는다.
”엄마 아파요?“
“괜찮아, 조금만 쉬면 돼. 잠깐만 누워 있을게“
부엌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라더니 이내 물수건을 챙겨와 내민다.
“고마와, 그런데 엄마 추워서 물수건은 안해도 돼“
열이 날 때마다 찬 수건을 얹어주던 걸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몸이 안 좋아 보이면 물수건부터 챙기는 아이.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약을 먹고 이불을 덮고 누웠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밥은 앉혔는데 도저히 저녁을 하러 부엌에 설 힘이 없다. 마침 아빠도 늦는다는데.
결국 비상용으로 사둔 설렁탕 한 팩을 꺼내 데운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내놓으니, 그럴듯한 한 끼가 된다.
“엄마가 몸이 너무 안 좋아. 미안한데 저녁은 이걸로 혼자 먹을래?.”
아이는 의외의 대답을 한다.
“엄마가 왜 미안해요? 날마다 왕처럼 먹지 않아도 돼요. 엄마가 안 아파야 해요. 쉬세요“
저녁을 먹은 아이는 싱크대에 그릇을 넣고, 따뜻한 보리차를 떠서 다시 옆으로 온다.
아이는 자란다.
엄마는 아이에게 살짝 기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