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의 성찰을 기대하며
지금 기독교의 문제는 예수가 말한 방향과 교회가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다는 데 있다.
성경을 보면 예수는 늘 하나님을 앞에 둔다.
예수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숭배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예수가 말한 핵심은 하나님 나라였고 자신은 단지 그 길을 먼저 걸어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기독교에서는 이 순서가 바뀌어 있다.
하나님 나라와 삶의 변화는 뒤로 밀리고 예수를 믿는지가 신앙의 기준이 된다.
무엇을 믿느냐는 중요해졌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점점 중요하지 않게 다뤄진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모습도 달라졌다.
교회는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라기보다 하나님과 예수를 대신하는 종교적 권위처럼 행동한다.
교회를 비판하면 신앙을 공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예수의 말은 교회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된다.
목사는 성경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임무인데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성경을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수가 비판했던 종교 권력이 예수의 이름으로 다시 나타난 셈이다.
예수가 강조한 가난한 사람과의 연대나 권력에 대한 경계,
이웃 사랑은 설교의 중심에서 점점 사라지고
개인의 구원과 축복, 내세에 대한 약속이 앞에 놓인다.
신앙은 삶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마음을 위로하는 장치 역할로 치우치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 기독교가 겪는 위기는 외부 비판 때문이라기보다 내부의 어긋남 때문이다.
예수를 말하지만 예수가 가리킨 방향으로 살지 않는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예수를 더 크게 외치는 것보다, 예수를 다시 삶의 길라잡이로 두는 것이 필요하다.
어제 우연히 '청년 김대건'이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저 시대에 기독교인들은 왜 저렇게 진실되고 간절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앙 아니면 죽음이라는 선택지뿐인 그런 시대에는
순수하고 진실된 신앙만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