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13대 미국 특수작전사령부(USSOCOM) 사령관 Bryan Fenton 대장의 38년 군 복무를 마무리하는 퇴역식에 참석했다. 약 3년 정도 되는 그의 지휘관 임기 중 약 2년 동안 그의 참모로 일하면서, 때론 한국 특수작전부대를 대표하는 군사외교의 현장에서 그와 간접적으로 마주하며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고 또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는 ODA(특수작전팀의 최소단위)에서 시작해서 결국 미국 특수작전부대를 총괄 지휘하는 수장이 되었고, 명예롭게 퇴역했다. 특수작전부대 지휘관으로 특수작전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를 앉힐 수 있는 인사관리 시스템은 우리도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행사와 관련된 정보가 담겨있는 팸플릿을 보다 보니 그가 젊은 시절 '오퍼레이터'로서 찍었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 있는 사람은 아마도 현재 유럽특수작전사령관이자 나토특수작전사령관을 하고 있는 리처드 앵글 중장인 듯싶다.) 일반적인 군용 소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 약 2.5~3kg의 압력이 필요하다. 그렇다. 사진을 통해 유추해 보면, 그는 소총 방아쇠의 킬로그램힘(kgf)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임이 틀림없다. 쉽게 말하면, 그는 특수작전이 무엇이고, 현장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진이 그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준다.
우스갯소리로 그는 재임시절 현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악수를 하며 돌아다녀서 'Congressman'이라 불리기도 했다. 그만큼 그는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 정가의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말 그대로 정치인처럼 행동했다. SOCOM의 연간 예산이 140억 달러(한화 19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난 38년을 회고하는 퇴임사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퇴임사 중 겨울철 하와이 오아후 북쪽 해안에는 거대한 파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파도는 하와이 서퍼들 사이에서는 "waves of consequence"라 부른다고 한다. 이는 서퍼들의 한계를 실험하는 강력한 파도이며, 이를 극복하면 명성을 얻지만 반대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파도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파도를 '다룰 수 있는' 전설적인 서퍼들보다 뒤에서 서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인명구조원들을 진정한 영웅으로 비유했다. 그는 그의 38년 군복무라는 파도를 안전하게 넘을 수 있었던 것도 가족, 학창 시절 친구, 전우, 멘토, 지역사회, 동맹/우방국 파트너라는 인명구조 요원 덕택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하와이 감사인사 "Mahalo"를 전하며 장장 40분이 넘는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즐겨 쓰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오래된 속담을 인용하며, 특수작전부대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짧지만, 특수작전부대가 갖추어야 할 능력의 본질을 정확히 설명하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비교적 작은 체구지만, 늘 에너지가 넘쳤던 그의 리더십을 기억하며, 그의 새로운 챕터를 응원한다. Goodbye Bo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