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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주 Feb 17. 2020

[영화후기] 영화 기생충 후기

한국 영화 최초 칸 영화제 장편부문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관왕을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고 후기를 쓴다.



장르가 봉준호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이야기한다


 세계적 권위가 있는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최고의 상을 받은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카데미 4관왕이라니!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에 더불어 일제히 극찬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내용 중에 장르가 봉준호 감독이다라는 워드가 눈에 띈다. 봉준호 감독의 필로그래피를 살펴보면 첫 장편영화인 플란다스의 개 부터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그리고 외국에 선보인 설국열차와 옥자 기생충 까지 같은 장르라고 하기 에는 소재나 배경이 너무 다양하다.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하나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묶을 수 있는 건 감독 밖에 없어서 이렇게 불리는 듯 하다. 하지면 감독의 영화 중에 관통하는 핵심 이야기는 있다. 아웃사이더.. 즉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 봉준호는 영화로 같은 이야기를 다르게 이야기한다.                                                                                                                                                                            

                                                                                                                                                                 


직관적인 상징



봉테일의 메타포 찾기


영화가 나오기전 봉준호 감독은 스포일러에 대한 당부의 글을 썼고 내용이 구체적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알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는 이런 말도 했는데 '영화 제목이 기생충이지만 실제 기생충은 나오지 않는다'라고 하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제가 본 봉준호 감독은 직관적인 상징을 잘쓰는 감독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하여 어느정도 영화를 예상 가능하게 만들었고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뚜렷하고 직관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이것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감독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능력은 영화 내에서도 나타났다. 

민혁(박서준)이 기우(최우식)에게 선물로 준 수석은 기우가 마무리?를 하러 박사장네 집으로 가지고 갔으나 활용하지 못하고 일이 다 끝나고 난 뒤에 기우가 계곡에 돌을 원래대로 갖다 놓게 된다. 이 수석은 제자리에 있지 못해 참변(기정의 죽음)을 당한 기택(송강호) 가족을 상징한다. 



데칼코마니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


설국열차를 제작하고 있는 중에 기생충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의 원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한다. 데칼코마니는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한 면에 무늬를 찍어 다른 한면에 똑같이 찍어내는 방법의 회화 기법인데 봉준호감독은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상반된 면을 데칼코마니 처럼 겉으로 볼 때는 같아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부분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  폭우가 내려도 비가 새지않는 박 사장 아들의  고가의 장난감 인디언텐트와 반면에 폭우로 인해 침수된 기택의 집을 상반되게 보여준 점과 박사장의 가정부였던 국문광(이정은)과 기택 가족의 싸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을과 을의 싸움을 연상시킨다.  


기택네 반지하 집에서 보이는 창 프레임과 박 사장 집에서 넒은 정원는 프레임이 비교되며 폭우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체육관에서 쪽잠을 자지만 캠프에서 돌아온 연교(조여정)는 비때문에 미세먼지가 없어질 거라며 좋아하는 장면도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영화가 하나의 데칼코마니 같다.   



기생충



그래서 나는 기생충인가?


영화 스토리 자체가 박사장이라는 부잣집에 기생하여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로 기택 가족이 마치 기생충 처럼 표현되었다. 갑자기 등장한 박사장 가족에 바퀴벌레처럼 '사사삭' 빠르게 테이블 밑에 숨어버리는 기택 가족들은 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4년 넘도록 집 지하에 거주하며 살아왔던 국문광 부부 역시 기택 가족보다 더 심한 기생충으로 표현된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은 어쩔 수 없는 생태계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을이 갑에게 기생하여(의지하여) 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박사장 쪽에 공감하는가? 기택 가족에 공감하는가? 보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심지어 영화를 보고난 후에 자신의 옷 냄새를 맡아봤다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보는내내 불편했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기생충인가?



무계획이 완벽한 계획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기택(송강호)이 아들 기우(최우식)에게 했던 말이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 뇌리에 남았을 것이다. 그 대사가 특이하게 다른 대사에 비해 잘 들리고 힘이 있었다. 계획이 다 있었던 기우는 계획에 없던 일이 벌어지자 당황했고 힘들어 한다. 기택은 기우에게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라 이야기한다. 반복적으로 나왔던 이 대사가 가장 하고 싶어 했던 말이 숨겨져 있을 거라 생각한다. 


경제 불황, 취업난, 빈부 격차 등 계획이 있어도 성취하기 어려운 환경에 대한 메시지이며 무계획이라는 체념의 사회를 보여주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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