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다 잘라 놓고 포크로 하나씩 찍어 먹고 있으면, '스테이크는 그렇게 먹는 게 아니야'라고 하면서 스테이크 먹는 법을 강의하는 사람들이 있어.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를 먹는 방식이란 게 아마 있었겠지. 그리고 그 사람은 그렇게 먹는 게 스테이크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꼭 모든 사람이 동일한 방식으로 먹어야 하는 건 아니야. 이렇게 먹으나 저렇게 먹으나 맛이 똑같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고, 더 편하게 먹어야 음식 먹는 시간이 더 행복해지는 사람도 있어.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을 상대방에게 얘기해주는 게 나쁜 일은 아니야. 하지만, '너는 스테이크 먹을 줄 모르는구나'라는 표현을 쓰거나, 상대방이 자기 방식대로 먹겠다고 했을 때, 반복적으로 특정 방식을 강권하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야.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야.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재미없을 수 있어. 흥행에 완전히 실패한 영화도 누군가에게는 재미있을 수 있지. 그런데, '너는 왜 그 영화를 아직 안 봤어?', '너는 왜 그런 영화를 봐?' 같은 느낌의 말들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사람들 역시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가 부족한 거야.
세상에는 70억이 넘는 사람이 존재하고, 70억이 넘는 생각과 기호, 취향, 철학이 존재해. '1+1=2'처럼 분명하게 옳고 그름이 가려지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면 안 된다'라는 명제처럼 일반적으로 옳은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도 있어. 하지만, 어떤 게임이 더 재밌는지, 어떤 음악이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지, 사교육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좋을지처럼 옳고 그름이 잘 나뉘지 않는 것들도 많이 있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생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지.
'꼰대'라는 표현이 있어. 사람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비꼬아 얘기하는 표현이야. 아마 너희도 들어본 적 있을 거야. 예전에는 젊은 사람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많이 썼지만, 지금은 나이를 불문하고 쓰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이 '꼰대'라는 표현을 붙이는 대상들이, 바로 자신의 생각만 옳고 다른 생각들은 틀리다고 여기면서, 무리하게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들인 것 같아. 나이를 불문하고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꼰대'라고 부르고, 기피 대상으로 삼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그것이 틀렸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돼. 오히려 그것이 어떤 면에서는 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 좋아. 그리고 혹시,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여겨지더라도, 그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질만한 이유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 그러면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던 생각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돼. 그리고, 그 사람이 원하지도 않는 데 무리해서 그 사람의 생각을 고쳐주려고 할 필요도 없어. 만약, 그 생각이 분명히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네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주는 것으로 충분해. 그리고, 선택은 그 사람에게 맡기는 거야. 그것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네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
사람들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 그 선택이 그 사람의 삶을 구성한다고 볼 수 도 있어. 그래서, 어떤 사람의 선택을 비웃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삶을 비웃는 것과 같아. 그러니 항상 타인의 선택,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면 좋겠어.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자기 생각을 꺼내 보일 수 있을 때, 발전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두 사람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야. 그리고, 너희들이 타인을 존중하는 모습을 유지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너희를 존중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