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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하늘 Mar 17. 2025

사람과 사티로스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옛날에 한 남자가 숲에서 사티로스를 만나 친구가 되었다. 둘은 곧 친한 동료가 되어 남자의 오두막에서 함께 살았다. 그런데 어느 추운 겨울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티로스는 남자가 손가락을 입으로 불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왜 그렇게 하는 거지?” 

사티로스가 물었다.

“손을 따뜻하게 하려고.” 

남자가 대답했다.

집에 도착하자 남자는 죽 두 그릇을 준비했다. 그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둘은 앉아서 매우 즐겁게 식사를 즐겼다. 그런데 사티로스는 깜짝 놀랐다. 남자가 죽 그릇을 입으로 불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렇게 하는 거지?” 

그가 물었다.

“죽을 식히려고 그러지” 

남자가 대답했다.

사티로스는 벌떡 일어나 문으로 갔다.

“잘 있어” 

그가 말했다. 

“충분히 봤어. 같은 입으로 따뜻한 바람을 불었다가 차가운 바람을 불었다가 하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어!”




1.

신뢰는 무언가에 공감하느냐 공감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무언가를 예측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다. 그래서, 신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있어야 그 사람을 예측할 수 있고, 그래서 신뢰할 수 있게 된다. 구성원으로부터 반드시 신뢰를 획득해야 하는 리더에게는, 특히 더 말과 행동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2.

한 입으로 따뜻한 바람을 불기도 하고, 찬 바람을 불기도 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사정을 모르는 사티로스에게는 그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우화의 내용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직장에서는 이와 유사한 일이 종종 벌어진다. 행위자에게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관찰자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일로 보이는 것이다. 이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현상만 보고 그 이면의 상황을 보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행위자가 행위의 이유를 잘 설명하고, 관찰자는 행위자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관심을 갖는다면, 오해는 많이 줄어든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서, 구성원과 구성원 사이에서,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것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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