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최선은 현실에 존재한다

by 취한하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축구 클럽을 생각해 보자.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유명한 축구 클럽이라면 선수를 골라서 선발할 수 있을 것이다. 공격에 재능 있는 공격수와 수비에 재능 있는 수비수, 공을 끝까지 보는 골키퍼로 팀을 구성할 수 있고, 이상적인 전술을 실현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은 보통의 축구 클럽은 어떨까? 축구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 선수는 한 명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 명으로 축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재능이 부족한 선수들로 팀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적인 선수 구성과 전술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현재 팀의 상태에 맞는 선수 선발과 전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원하는 인적 구성을 모두 갖추고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프로젝트가 많다. 따라서, 이상적인 모델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팀의 현재 상태를 고려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물론, 모범답안을 알고 있는 것은 팀과 프로젝트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모범답안이 하나의 훌륭한 레퍼런스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레퍼런스는 현실에 맞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가치가 있다.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팀을 이상적인 상황에 끼워 맞추려고 하면 레퍼런스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며, 팀의 성과도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지기 쉽다.


'최선'은 책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최선'은 현실에만 존재한다. 현실에서 '가능한' 선택 중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최선'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인재가 넘치는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