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군대에서 브런치 작가 심사에 통과했다. 입대 전 괜한 허무함과 공허함 등 별별 생각이 다 들 때면 브런치에 들어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별거 없다.”, “그냥 그런 거다.”라고 생각했고 스스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었다. 남들 사는 이야기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내 이야기를 쓰고 싶어 졌다. 여행을 마친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소재도 충분했고 의지와 열정이 불탔지만 현실은 당장 군입대 날이었다. 입대일은 빠르게 다가왔고 나는 훈련소에 입소했다. 22년 1월에 입대한 나는 코로나 군번이다. 코로나에 의해서 훈련소의 모든 일정이 좌우되었고 모든 군 관계자들은 코로나에 집중하는 시기였다. 이런 와중에 훈련소에서 감기 증상이 시작됐다. 아침 구보를 뛰는데 목이 너무 아파 숨을 쉬는 게 너무 힘들 정도였다. 코로나 증상과 매우 유사했고 간부들은 내 증상을 코로나로 의심하며 상부에 보고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나는 pcr검사를 했고 나 홀로 2박 3일을 격리해야만 했다. 이때부터가 브런치(글쓰기)의 시작이었다. 거의 끌려오다시피 들어온 논산훈련소에서 혼자 휴대폰도 없이 격리를 하니 너무 외롭고 불안했다. 이 마음을 어떻게든 미뤄내려 하루 만에 ‘어떻게 살 것인가’와 ‘공간의 미래’를 정독한 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날 정도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브런치 프로필을 꾸밀 계획부터 발행할 글 순서, 내용 등 이미 잘 나가는 작가라도 된 것 마냥 신나게 상상하고 기록했다. 이렇게 격리를 마치고 이 날 이후로 글쓰기 주제가 생각날 때마다 계속해서 메모장에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후에 자대로 넘어와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고 준비 기간이 길었던 덕인지 한 번의 출품으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군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것에 너무 신이 났다. 나는 바로 작가명만 숨긴 채 합격 소식을 인스타에 공유했다. 몇 주가 지났는데 이를 기억해준 지인이 인스타 스토리 답장으로 브런치 주소를 물어봐주었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아직 아무런 글도 없는 브런치 작가명을 알려주며 아쉬운 마음이 가득이었다. 그래서 그날 작가의 서랍 속에서 수정과 저장만 반복되던 글을 용기 내어 발행했다.
브런치는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다. 익명이기에 사소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다행히도 나를 포함한 브런치 독자들은 남들의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남들의 친구관계, 가족 이야기, 돈 이야기 등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기에는 부끄럽고 걱정이 되는 그런 이야기들을. 유현준 교수님이 말씀하신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관음증 혹은 보이어 리즘(Voyeurism)’과 일맥상통한 것 아닐까. 닉네임 뒤에 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엿보는 것이 내가 브런치를 매력적이라고 생각 한 이유니까.
또, 브런치는 다양한 기회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보였다.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정하게 브런치에서 작가들을 위한 어떠한 프로젝트를 벌이는 듯했고 특히 ‘작가에게 제안하기’ 기능 또한 작가들에게 좋은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였다. 사실 ‘제안하기’ 버튼은 내게 상상을 시작하게 해주는 시동 버튼이다. 주제에 조금 벗어나지만 나는 내 직업을 갖고 있는 동시에 일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런 나는 당연하게도 브런치를 통해서 기회를 얻어 책을 출간한다던지 어떤 재미있는 일을 벌이며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야망이 숨어있다. 나와 같은 작가들에게 브런치는 숨어있던 야망과 열정을 불태우며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라 생각한다. 물론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지금 당장은 생각 정리, 기록 정도로 생각하며 브런치를 가볍게 시작하지만 나중에 내 브런치가 잘 된다면 재미있는 일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시작한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리고 2~3일 정도 후에 반응이 왔다. 조회수가 1000명이 넘었다는 알림부터 결국 3만 명을 넘었다는 알람이 왔다.
https://brunch.co.kr/@d693e1658b09442/1
(브런치 첫 글)
첫 글을 발행한 나로서는 이 과분한 관심이 낯설어 “대체 왜?”라고 생각하며 이유를 찾아보았다. 이유는 아마 ‘솔직함’과 자극적인 ‘제목’ 덕분인 것으로 결론지었다. 검증되지 않은 사람의 글에 유입되는 것은 글의 제목이 전부이고 글쓰기에 처음 도전하는 내 글의 장점을 굳이 찾는다면 솔직함 정도가 아닐까 싶다. 생각지도 못한 조회수와 관심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주절주절 또 한 편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지루한 일상에서 조금의 부담과 기분 좋은 긴장감에 기쁨과 흥미를 느끼며 글을 마칩니다. 구독과 댓글 라이크 모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한 청춘이 느끼고 생각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발행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