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담, 끝이자 시작

내 마음은 매일매일- <고요한 축제>

by 낮별

<고요한 축제>

- 낮별


매일이 축제인 곳, 이곳은 빠통.

세상 가장 소란한 곳에서

가장 고요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일곱 번의 목요일, 나에게 떠나는 여행.

고향의 공기처럼 다정하다가도

돌연 낯선 나라의 향신료처럼 부대꼈다.


내 마음, 오직 나만 거닐 수 있는 길.

루미가 노래했던가,

마음의 길은 빛이 쏟아지는 통로라고,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고.


비 온 뒤, 토란잎에 또르르 물방울의 춤.

실개천에 종이배 종종종 따라 걷던

유년의 눈동자처럼 가만가만 그 길을 여행했다.


눈을 감으면, 못다 한 말들이.

반딧불이처럼 어둠 속을 날아다녔고,

불면의 밤은 나를 향해 불을 밝혔다.


어떤 순간은, 마법 같은 순간.

흩어진 편린은 시상이 되고

흩어지고 말 단상은 시어가 되었다.


서로 수줍었던, 무수한 토닥임과 짙은 다정.

낯선 이는 더는 낯선 이가 아니게 되었듯

나에게 이해받은 나는 더는 부대끼지 않는다.


매일이 축제인 곳, 이곳은 빠통.

내 마음도 매일매일

축제여야 했음을, 그리고 축제여야 함을.





마지막 문학상담 연수 시간, 화요일까지 마지막 시를 제출해야 했다. 월요일 밤, 푸켓의 빠통비치를 헤매다 지쳐서 호텔방으로 돌아왔고, 자려고 누웠는데 시작도 못한 과제가 떠오르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혼자 조용히 일어나 남편의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도 낯설고, 돋보기를 챙겨가지 않은 데다 남편의 코골이까지 작업 환경은 열악했다. 무엇보다 조금 전까지 눈과 귀와 코를 마비시키던 빠통비치 방라로드의 요란한 소음이 채 사라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했다.


이런 환경에서 과연 시를 쓸 수 있을까?

결국 써냈다.

어제 시인님들과 마지막 시와 마음들을 나누며 마무리했다. 연수는 끝이 났지만, 문학상담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시를 쓰며 마음을 여행하는 일의 매력을 알아버렸으니 나는 앞으로도 시인으로 살고 싶다. 태국여행보다 더 신나고 설레는 일이라고 하면 함께 여행한 이들과 태국이 서운하려나?ㅎㅎ


이 브런치의 기록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니 새로운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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