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란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하란 것도 아닌
일하다 시간이 살짝 뜨길래 오랜만에 들어왔다.
오늘은 막연한 환상만이 가득한 이모티콘의 세계를 경험해 본 후기를 말해볼까 한다.
이미 알려지고 유명한데 아직 이모티콘만 없어서 제발 나와달라고, 돈으로 혼내주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 작가의 삶이 아닌, 당신은 누구세요?를 맡고 있는 나로서
이모티콘을 내면 그래도 인생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모티콘과 관련한 성공기를 유튜브에서 많이 접했기 때문에
이거 잘만 하면 되겠는데? 싶기도 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하나의 넘고 싶은 산중 하나였던 거 같다.
그래, 궁금하면 경험해 봐야 알게 되는 세상들이 있다.
운이 좋은 편은 아니라 여러 실패의 눈물을 흘리고
간신히 바짓가랑이 붙들며 합격한 카카오 이모티콘은 생각보다 수익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걸로 먹고 살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이 달콤한 수익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달마다 들어오던 돈이 너무 작아져 나중에는 들어왔는지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어디선가 우주의 먼지로서 숨 쉬는 존재에 대한 확인의 느낌이랄까.
그래도 내 이모티콘이 스토어에서 사라지지 않아 다행이란 안도감만 남았다.
사람은 잘 잊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이번에는 네이버 이모티콘을 도전했다.
최근의 일이라 어느 정도 기억이 남아있는데 합격까지 7개월이 걸렸다.
오기로 도전한 것도 있지만 나중에 가서는 언젠가는 되겠지란 마음이었던 거 같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공통점은 절대로 불합격 사유를 말해주지 않는다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써보려고 한다.
실례지만 누구세요?를 맡고 있는 흐릿한 사람이여서일까
네이버 이모티콘의 수익은 카카오보다 더 안 좋았다.
사실은 안다. 내가 흐릿해서가 아니다.
내가 그려낸 캐릭터가 그다지 돈을 낼 만큼 귀엽지 않아서다.
얼마나 귀여워야 하는건지 나로서는 무리다.
그럼에도 성취감은 있었다. 문을 두드릴때는 몰랐어도
그 문이 열릴 때 알게 되는 것들이, 그래서 알게 되는 세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