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는 심장 박동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단순한 심박수와는 달리 심박변이는 몸의 자율신경계 교감신경과 이완 부교감신경 사이의 균형 상태를 보여주는 민감한 지표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몸이 스트레스에 잘 대응하고 회복력도 뛰어나다는 뜻이고 낮을수록 피로하거나 긴장 상태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심박변이는 개인차가 크지만 일반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50ms 이상: 회복력과 스트레스 대응력이 좋은 상태
30~50ms: 평균적인 범위
30ms 이하: 회복이 덜 되었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
10ms 이하: 극도의 피로 또는 신경계 과부하 가능성
이 수치는 나이, 성별, 체질, 운동 습관, 심지어 하루 중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타인과 비교하기보다는,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서 경향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는 늘 낮은 심박변이를 가지고 있다.
수면도 충분히 취했는데 하루 종일 무기력하거나 별일 없었는데 괜히 날카로워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엔 내 HRV 수치를 확인해본다. 20을 밑돌 때도 많고, 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한 자릿수인 8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처음엔 수치가 하루를 좌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심호흡, 명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시적일 뿐 큰 효과는 없는 듯 느껴졌다.
이제 나는 몸의 말을 억지로 해석하려 하지 않는다. 들어보려고 한다. 심박변이는 언제나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나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 수치는 내 마음과 삶이 어떤 리듬으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물결이었다.
이 수치를 보며 나의 하루를 돌아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는 왜 유독 피곤했는지 오늘 아침은 왜 이렇게 맑은 기분으로 시작됐는지,
기억과 감각과 수치가 맞물리는 그 순간들.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나는 <<심박변이 일기>>를 써보려 한다.
조용히, 천천히, 귀 기울이며.
당신의 심장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