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뒤로부터 한 번도 통증이 재발되지는 않았지만 통증이 올 때와 비슷한 초기 증상은 여러 번 경험했다. 최근에 경험한 통증 초기증상에 대한 상황을 심리상담사인 아내와 나눈 대화에서 내가 어떻게 통증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들이 담겨 있다.
나: "갱, 어제 야간에 근무하는데 예전에 내가 아프기 시작할 때랑 똑같이 어깨 쪽이 살짝 찌릿하기 시작하는 거라. 이 상황이 100% 통증 초기 증상이거든. 근데 예전 같았으면 느낌 아니까 얼른 집에 가서 마사지나 받아야지 했을 텐데 어제는 좀 달랐어.
어제는 확실히 달랐어. 어제는 뭐부터 생각했냐면, 지금 내가 걱정하고 있는 회사 일이 이거지라는 게 딱 생각한 게 있어."
아내: "그게 뭔데?"
나: "곧 연말평과 시즌이거든. 10월 말까지 평가가 얼추 끝난단 말야."
아내: "그래 그래."
나: "근데 아직 내가 정리가 안 되는 게 있어. 꼭 정리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조만간 회사에 VIP방문이 있어서 담당자가 좀 바빠. 그걸 정리해 줄 사람이 바쁜 거야. VIP가 오니까 거기 더 신경 쓰는 거지.
근데 나는 이걸 이번달 안으로 무조건 정리해야 돼.
근데 아직 못하고 있으니까 걱정되기 시작한 거고.
처리해 줄 담당자한테 메일도 쓰고, 지나가다 얘기도 한 번 했어.
그냥 빨리 좀 해달라고 했는데, 워낙 바쁘다 보니까 한 사람 한 사람을 챙겨줄 수가 없는 거야.
해야 하는 일을 못했다 생각하니까 초조해지더라고. 그래 가지고 부담이 된 거겠지?
그래서 갑자기 초기 통증이 다시 시작된 거라 생각했어.
딱 생각하고 나니까 거짓말처럼 일하는데 집중한 사이에 통증이 없어졌더라고? ㅋㅋ
진짜, 2시간 3시간도 안 됐는데 하나도 안 아픈 거 있지. 정말 하나도 안 아픈 거야.
어떻게 된 거지? 진짜 어떻게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은 거야?
그래서 통증이 진짜 마음에서 시작되는 병이다 생각했어."
아내: 동자씨(아내가 부르는 애칭), 지금 니 스스로가 뭐가 된 것 같노? 지금 경험을 얘기하면서 니 스스로가 환자, 의사가 된 거야. 나는 내 몸을 제일 잘 알고 내가 어떤 통증이 시작되는지 그 시점을 알기 때문에 이런 게 또 오면 지금 내 주변에 나한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뭐지? 이걸 먼저 살피게 되는 거야.
살피다 보면 그래 나한테 지금 제일 큰 화두고, 제일 큰 고민이야 생각하면서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하면 대처를 하지? 이걸 어떻게 풀어갈까? 먼저 고민하게 되는 거지.
왜냐하면 그거는 통증의 원인을 찾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잖아. 병원에 가서 통증원인을 찾은 게 아니니까 가능한 거지.
구체적으로 진단하는 건 내 마음을 읽음으로써 내가 이것 때문에 지금 걱정하고 있는 거고, 그다음 문제가 거기에 대한 내 성향이 이럴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내가 나답게 문제를 해결하는 수 있는 거야. 그게 방법인데 그 성향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이 안 되고 불만만 쌓이는 거고."
나: 그러니까 당신 말대로라면 스트레스 원인을 내가 알았어. 여기서 불만만 쌓을게 아니고, 내 행동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찾으면 그게 치료라는 거잖아. 그렇다면 나는 기간 내에 더 노력해서 일처리를 하면 되는 거네?
아내: 그럼 스스로 할 수 있는 거네. 그 친구가 해줘야 되는 거 아니라?
나: 아니, 내가 일단 진행한 일이니까 완료될 때까지 담당자 컨택을 계속한다는 거지. 내가 독촉하고 괴롭히면 되잖아. 간단하네 뭐.ㅎㅎ
왜, 왜 안 해주냐 계속 말하면 되는 거 아냐?
아내: "커피도 한잔 뽑아 갖다 줘.ㅎㅎ"
나: 그렇지.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지.
옛날 같았으면 메일 한 장 딱 보내놓고 해 줄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었을 거야.
어제는 지나갈 때마다 얘기해야겠다 생각했었어.
그렇게 해서 통증이 언제 아팠냐는 듯 싹 사라진 거야, 이게 현실인가? 싶더라고.
이게 진짜 대단하다 싶더라고. 너무 대단해."
아내: 이게 되네.
나: 어제 또 느꼈다니까.
아내: 스스로 내 마음을 읽고, 내 몸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게 내 마음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돼.
아니면 어떤 수준 높은 기준 때문에 그걸 못하거나 또는 과연 될까 하는 어떤 고민들, 걱정들 이런 것들 때문에 못하고 있는데 어쨌든 그것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하면서 내가 치유하는 거잖아.
그다음에 내가 갖고 있는 아픔이나 요즘 생각하는 거에 대해서 뭔가 떠오르는 게 있을 거야.
상담사는 그 얘기를 같이 하면서 이 사람이 조금이라도 뭔가 자기 삶에 있어서 그 아픔이라는 정체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병원에 가서 치유하는 게 아니라, 내 삶은 내가 만드는 거고 내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거지.
나: 그거는 갖기 어렵지 않나? 처음부터 그런 치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는 없지.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부터 먼저 알아야 일단은 그래야 이해가 되는 거니까. 그래서 내 성향을 먼저 알아야 돼.
자기 자신을 모르면 어떤 치유도 만들어낼 수가 없어.
예를 들어, 나는 어떤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하는 행동 패턴이나 어떻게 할 때 더 뿌듯하더라 라는 이런 걸 알아야 하는 거지. 그걸 알고 그다음에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바라봐야지. 그런 거 없이 도덕적 관점이나 사회적 관념 이런 걸 들이대면 내가 가진 문제를 그것들이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는 거니까.
아내: 교수님! 동자씨가 교수님이다!
이게 뭐냐 하면 자신에 대한 인식이라는 거거든.
셀프에 대한 인식이 있을 때만 내 믿음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지.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인식 없이는 아픔에 대한 믿음이 안 보여.
내가 지난주에 박사님한테 들은 이야기거든 이 비슷한 소리를... 동자씨가 하고 있는 거야 놀라워~~
나: 그래? 나는 그냥 내가 퍼즐 맞추듯 만들어 본 거야. '통증혁명'책에서 읽은 거랑 당신이 공부하는 걸 갖고 와서 연결시켰을 뿐이거든.
'통증혁명'책에서 말한 것도 여기까지는 아니었거든.
아내: 그렇지.
나: 그냥 자기 마음을 알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된다는 거였지. 셀프를 키워서 내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식의 심리학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책에서는 다루지 않았거든.
그런데 두 가지를 합쳐버리면 결론이 쉽게 나오더라고.
아내: 얘들은 스트레스가 뭔지 셀프가 뭔지 자기를 안다는 게 뭔지는 없거든.
없어. 그냥 스트레스 없이 살아라. 일 많이 하지 말고 좀 쉬고...
나: 스트레스는 내 마음에서 나오는 거다라는 사실을 인정만 하면 된다라고 계속 그 얘기를 해.
그 뒤에 답이 없는 거야. 그 뒤에 어쩌란 거냐? 이런 의구심이 생기거든.
이 사람은 정신 분석학자도 아니고 심리학자도 아니라서 이런 생각을 안 하니까 모르는 거야.
아내: 자기에 대한 마음의 MRI를 찍어서 보여줄 수 없으니까.
나: 이 두 개 합쳐버리면 완전히 파급 효과가 극대화되는 거 같아.
박사님도 이 책 읽었을지 몰라.ㅎㅎ
아내: 당연히 읽었지. 박사님이 추천한 책이야.
물론 책의 종류가 다를 뿐이지. 오만 책들 다 읽으니까 그렇게 책을 읽으면 생각하고 질문 던지고 한 걸 가지고 우리한테 수업을 하는 거거든.
나: 어제 그런 상황 있었어.
아내: 와! 진짜 대단해.
너에 대한 특성, 너의 성격적인 특성은 너 스스로 과거 경험을 통해서 네가 이런 사람이 다란걸 인식 하게 되고, 이게 내가 몸이 아픈 게 마음이 아픈 상황에서 올 수 있다는 거를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질문만 조금 잘 던져줘도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는 게 중요해.
나: 내가 내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내 몸에 통증 정도는 치유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긴 거 같아. 그래서 웬만한 통증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아마 통증이 와도 작게 오고 말 걸? ㅎㅎ
병의 원인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치료도 스스로 가능하게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