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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카제 Jul 15. 2022

[주택살이 7] 청춘은 여름이어라

여름정원이 가르쳐준 지혜

한동안 바빠서 정원도 신경못쓰고 왔다 갔다 한 사이 뱀나오게 생겼다는 지인 말에 부랴부랴 아침에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2시간 꼬박 정리했네요. 이곳저곳 거미줄 및 잡초 제거, 높다랗게 자란 나무 가지치기, 길게 웃자란 구절초 묶어주기, 데크 물청소를 마지막으로 청소를 마쳤습니다.


여름이 주는 성장 속도는 따라갈 수가 없어요. 청춘의 시기를 왜 여름으로 비유하는 지 알 것 같습니다.

거칠 것 없이, 그저 성장만을 쫒아 앞뒤없이 뻗어올라가는 그 생명력이 무서울 정도랍니다. 절제를 모르는 젊음의 어리석음이 나무에게도 있나봅니다. 그때의 역할은 무조건 위로 자라는 것뿐이라는 듯이 그냥 두면 정원을 집어삼킬 정도로 크고 있더라구요.


다 그럴 때가 있죠. 앞뒤 가리지 않고 무모하게 덤벼들던 때, 내 안에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그냥 앞만 보고 달리던 때, 우린 그 때를 청춘이라 불렀죠.  

봄에 정원 가득 하얀 눈꽃을 만들어주던 설유화가 여름마다 이렇게 푸르르게 뻗어오르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청춘의 때를 보내는 설유화를 보며 나이든 나를 돌아보게 되네요.

제 키보다 훌쩍 커버린 설유화를 잘라 거실에 꽂았어요. 치열했던 제 청춘을 기억하는 마음에서요.


그렇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계절은 어디쯤일까요?

정원을 마주하며 하루하루 배우는게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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