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그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 수 있을까. 한 눈에 보면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꽃도 그리려 달려들면 숨이 턱 막힌다.
가장 먼저 그리고 싶은 걸 하나 찾는 일. 제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꽃,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걸 고른다. 그 걸 중심에 넣고 하나하나 덧붙여 그린다. 어떤 건 질끈 묻어두고 어느 잎은 살려서 조화에 한 몫을 차지하게 한다. 숨어 있는 잎들은 코끝만 걸쳐 놓고 서로 엉켜붙지 않게 설설 풀어 나가면 어느새 멈춰야 할 때가 온다.
모두가 주인공이면 잎들은 제각각 흩어지고 말 일이다. 그림 한 쪽에도 삶이 숨어있다. 누구는 빛나는 별처럼 누구는 그림자로 살며 존재감의차이를 묻지만 그게 더 아름다운 세상이라고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