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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04. 2024

소비와 무지출 사이

늘어나는 카드값을 방어하자

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4인가족이다.

맞벌이를 하고 있으며 초등학생 한 명, 유치원생 한 명 이렇게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부부가 돈을 벌고 있고, 4인가족 중위소득을 보면 우리 집은 꽤나 돈을 번다.

그런데 말이지요 "그것이 알고 싶다"

왜 나는 돈이 없는가?


SNS 떠도는

"월급 입장"

- 전기세              

- 가스비

- 수도세

- 주민세

- 카드값

- 주유비

- 보험료

- 대출이자

- 주차비

- 연회비

- 하숙비

- 관리비

- 교육비

- 전화요금

" 월급퇴장!!!"

저기서 나의 월급 루팡은 바로 교육비와 카드값

큰아이 영어, 수영, 밀크셔츠 작은아이 홈스쿨, 미술학원, 슈퍼 W만 하는데도 교육비가 만만치 않다.

(저 많이 하는 건가요? ㅜㅜ)

수영은 예상보다 빨리 마스터 과장을 끝마쳤으니 인제 슬슬 그만두고,

다른 건 줄일 게 없다.


그럼 남은 건 카드값!

줄일게 너밖에 없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누가 내 카드를 훔쳐 쓴 것일까?

카드값이 너무 많다. 눈을 부릅뜨고 찬찬히 살펴보니

과거의 내가 쓴 게 맞다.

어떻게 해야 하지?


발을 동동 구르다 '소비단식 일기'란 책을 발견했다.

소비단식이란 '정해진 기간 동안 생존에 필요한 것 외에 아무것도 사지 않는 도전'으로

소비단식 성공을 위해 삶에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내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시행착오를 겪고 끝내 카드값을 줄였다.


'그래, 나도 해낼 수 있다.'

요리에 자신이 없으니 쿠팡과 컬리는 유지하되, 최대한 공산품은 적게 사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무지출을 성공하기

그래 노래도 가끔 들으니 바이브도 끊자

커피는 집에 있는 캡슐 커피 마시자

내 옷은 많으니 한 계절이라도 사지 말자

문구류도 딱히 급한 건 없으니...


처음 며칠간 정말

바이브 멤버십도 끊고, 고민하다가 콘텐츠 유료 결제도 끊고

커피도 안 사 먹고, 탕비실에 있는 맥심 노랑이만 먹을 때 즈음

가을이 끝나가니 쇼핑 사이트에서 15% 굿바이 쿠폰을 준다고 한다...


국민 팔랑귀는... 장바구니를 결제하고 만다.

책도 안 살려고 했던 나

갑자기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럼 과시용 독서까지는 아니라도 한글로 된 작품이 노벨 문학상을 탔다는데

읽어야지... 어머 도서관에 책은 없다... 이용자를 위해 난 사서 읽어야겠어


멀쩡하던 차가 출장길 낯선 길에서 퍼졌다.

자동차 변속기가 운명하셨다.

2백만 원이 넘는 돈을 10개로 할부로 긁었다


와. 그런데 갑자기 신기한 일이 생겼다.

2백만 원이 이십만 원처럼 느껴지는

이건 마치 결혼 준비할 때 백만 원이 십만 원처럼 느껴지는 마법이잖아?

그 뒤로...

뭐 출장 가서 가족들 선물도 사 오고,

신년 다이어리도 사고,

둘째 겨울이불도 사고,

결국 이번달도 월급이 급하게 퇴장 예정


하지만 매달 나는 소비단식을 꿈꾸며

오늘이 무지출날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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