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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menPark Jan 24. 2021

여행 그 설렘

영화 '베스트 오퍼(The Best Offer)'와 프라하 천문시계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시간과 주머니 사정까지를 고려한 여행지 선정이 끝나면 설렘 시작이다.

여행 당일 필경 잠을 설쳐가며 도착했을 공항에서의 부산스러운  절차 후 기내에 몸을 실은 후의 기대감은,  타국의 공항을 나서면서 우연히 마주치는 '풍경'과 '냄새'와 '순간'들로 기억된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로 이어질 때 여행의 묘미가 있지 않나 싶다.


아마도 2005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제목 때문일 거다.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프라하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었던 계기가.

그러고 보면 미디어의 힘은 참 대단하다.


바람대로 체코의 프라하를 여행하게 되었을 때 보고 싶었던  프라하 구 시청사 외벽에 걸린 '천문시계'는 생김부터 아름다웠다.



정각이 되면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인형이 종을 치고, 두 개의 창문에서 12 사도가 등장해서
매시간마다 20초 정도 놀라운 움직임을 보여 주는데, 프라하를 찾은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노래가 각 나는 프라하는 낮에도 밤에도 참 아름답다.

               -장작에 노릇노릇 구워지던 바비큐-

                            -아름다운 카를교-


곶감 고치 빼먹듯 추억을 먹고사는 요즘, 프라하를 추억하다가  프라하 천문시계와 연관이 있는 영화'베스트 오퍼'를 떠올렸다.


영화"베스트 오퍼(Best Offer)"
경매에서의 최고 제시액
인생과 맞바꿀 만한 최고의 명작을 만났을 때
제시할 수 있는 최고가를 의미한다.


세기의 미술품 경매사 '버질 올드먼'을

화 <샤인 Shine>에서 번민에 시달리는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 갓'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 '제프리 러시'가 연기 했. 


최고급 식당에서 중앙에 앉아, 홀로 식사를 하는

세계 최고의 경매사이자 미술품 감별사인,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시)의 유일한 즐거움은 예술품을 수집하는 일이다.

 

식사 일상생활 중에도 장갑을 낄 정도로 결벽증 및 강박증을 지니고 있으며 오직 예술품에만  일생을 바친 그는, 경매에서 수집한 여인들의 초상화를 감상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


어느 날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게 되는데, 부모님이 남기신 그림 및 가구를 팔아달라는 한 여인의 전화로 그녀의 집을 찾지만 만남이 거듭 취소된다.

정체를 감춘 여인에 대한 호기심과 묘한 끌림으로 시작되어,  광장 공포증이 있다(본인 말로)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를 세상 속으로 나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자신이 모아둔 금고 속  여인들의 초상화를 보여주며, 2막을 설계한다.


마지막 은퇴 경매를 마치고 돌아온 집에서 큰 충격에 직면하게 되는데..


프라하 천문시계 근처에 위치한,

그녀의 추억이 있다프라하의 카페 "Night & Day"를 찾아서 혼자냐고 묻는 웨이터에게 '누군가가 올 거'라고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짠함과 동시에 일말의 안도감을 느낀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늘 진실한 뭔가가 숨겨져 있다."라는 영화 속 대사처럼 사랑을 믿는다는 건 인간에 대한 믿음에서 나오는 감정이고,

설령 배신을 한 그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선물 받았으니까.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과 더불어, 다양한 예술작품들의 경매 과정과 명화들도 감상할 수 있는 장치들이 아름다운 영화이다.


프라하의 4월은

아기자기 예쁜 거리의 마켓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바깥 날씨는 쌀쌀해서 유럽  길거리 음료

-겨울이 길고 추운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추위를 예방하고 원기회복을 위해 약처럼 마셨다는- 따듯하게 데운 와인(뱅쇼)을 사서 마시니, 알딸딸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달콤하면서 쌉싸름한 체코의 흑맥주는 목 넘김이 부드럽고 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북적이고,


체코가 공산주의 체제였을 때 자유, 평등을 기원하며 벽에 존 레넌의 노래와 그림을 그렸던 장소 '캄파섬'도 둘러보고..

프라하를 대표하는 건축물 '틴 성당'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 없겠지

'동유럽'은 서유럽이나 북유럽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멋짐 진행형이다.

거리의 박물관이라 불리는 체코. 화장을 해도 안 해도 아름다운 도시 체코 프라하!


나의 베스트 오퍼는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건 덤으로,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 무색하게 발목이 묶인 상황에서,

언제 다시 가볼 수 있을까!


글로 적고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더듬으며 '여행 앓이'라는 신조어를 치유받는 경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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