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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menPark Jan 10. 2021

시니어라 불리고 싶지 않은 베이비부머 세대

청바지와 미니스커트를 경험한

"꽃이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평생 청춘일 줄 알았는데..

희끗희끗 거슬리는  흰머리와 어느 사이 탄력이 사라져 생긴  눈가의 주름을 보면서, 낯의 자신이 생경하게 느껴질 때..

보호의 대상이던 자녀들이 의존의 대상으로 위치가 바뀌었음을 느낄 때..

친구 자녀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축하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얇은 지갑먼저 마음 쓰일 때..

앉았다 일어날  관절이  삐그덕 거리면서  따라붙는 '끄응, 아이고' 소리가 입에 착착 감길 때..

"졸혼을 해볼까? 상대에게 할 만큼 한 거 아냐?"

생각되어 배우자에게 목소리가 커지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올 때..

결혼한 자식들이 집에 오면 좋고, 그들이 본인 집으로 돌아간다 하면 더욱 좋을 때..

공연스레 사소한 일에 서럽고 노여움을 느끼며 눈물이 날 때.. 나이가 들어감을 느낀다.


빈 둥지 증후군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여기저기 부실해져 가는 몸에 기름칠도 해야 하고,

메꿀 방법이 여의치 않은 통장잔고도 마음 쓰이고..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러나,

어렸다면 절대 이해 못할 일들을 용서할 수 있고,

세상을 넓게 보며 관조할 수 있고,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며 포용할 수도 있으니,

나이 들어가는 일이 마냥 서러운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살아온 -한 권의 소설로도 부족한- "다양한 경험",  상황에 걸맞게 대처하며 상대의 입장을 공감하는 "유연성" 겸비된다면!

영화 "인턴"의 "로버트 드니로"처럼 인정받고 사랑받는 멘토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꼰대, 틀딱" 이 아닌.."

  

그러기 위해서 《내면의 성장을 전제

수시로 몸과 주변을 청결히 하고, 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센스 있는 옷차림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명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개개인의 특성 중, 외부로 가장 잘 표현되는 영역 중 패션감각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패션 키워드 중 하나를 꼽으라면 '꾸민 듯 안 꾸민 듯'의 준말로 자연스러운 데일리 룩인데, 예쁜 느낌이 있다는'꾸안꾸'이다.

 이와 상반되는 느낌의

'꾸며도 구질구질하다'는 뜻의 '꾸꾸꾸'도 있다.


사실  개인적인 심미안이 다르기에 '꾸안꾸'와 '꾸꾸꾸'스타일을 가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누군가에게 멋져 보이는 의상이 다른 이에는

비호감일 수 있고, 이는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가 존속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원마일 웨어(One-mile wear)'라는 유행어까지 파생되었다. 집에서 입던 차림 그대로 1마일(1.6km) 반경의 미팅, 산책, 운동을 나갈 때 입기 좋은 옷차림을 말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이래저래 패션감각은 상대를 평가하는 기준을 넘어서, 개개인의 이미지를 좌우한다.


지난해 추석

비대면 무보수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쇼"는
어느 하나 흠잡을 곳 없던 역대급 공연이었다.


노래와 어울리는 다양한 의상들을 선보이며, 본인의 패션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개인적으로 "웜톤의 남방과 청바지 코드"가 특히 인상 깊었다.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감탄했었다.



자기 분야에 최상의 실력을 갖춘 내공 있는 멋진 예술인이 패션감각 또한 최상일 때 얼마나 근사할 수 있는지, 증명해 보였다.

"누가 그를 시니어라 부를 것인가?"


연예인이기에 패션감각이 빼어난 것은 당연하다 쳐도, 지금의 "베이비부머 (1955년-1963년 출생) 세대"들은 청바지를 입고 미니스커트를 경험한 세대이다.

어느 정도 문화적 혜택을 누렸고, 다양한 배움의 기회도 있었고, 나라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충만한 세대이다.


'의사' '약사' '자영업자' '회사원' 등등 직업에 의해 인간의 정체성이 규정되던 사회에서,


'넷플릭스와 왓챠 유료회원 이어요'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놓고, 책을 읽는 것을 즐겨요'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을 즐겨요'

'정장보다는 청바지와 후드티를 즐겨 입어요' 등등

다양한 콘텐츠의 소비에 따라서 각자의 정체성이 규정되는 시대로 변모되었다.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삶의 질과 상관없이 오래 살게 되어, 너무도 길어져버린 노후에 당황해하면서도 지혜롭게 'My Story'로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젊은 청춘에게 기성세대로서 미안함-팍팍한 현실을 물려준-을 전하며 "그대들의 응원" 또한 부메랑처럼 돌고 돌아 세상을 반짝이게 하는데 일조할 거라 믿어본다.


"너희는 늙어봤니? 우리는 젊어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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