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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카 Apr 17. 2024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공통의 목표는 있다.


 평화로운 주말 풍경 같지만 아침부터 아이들은 바쁘다. 자기 전 엄마와 약속한 할 일을 부지런히 해 놓아야 자유 시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시간이라 함은 넷플릭스 보기, 유튜브 키즈 보기, 핸드폰 게임 하기를 말한다.

 

 할 일은 주로 학교 숙제와 한국어로 일기 쓰기(엄마가 내주는 숙제?)이다. 한국 아이들에 비해 훨씬 여유로운 분량임에도 시간을 지켜서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누가 그랬다. 초등학교까지는 좋은 성적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이렇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규칙적으로 행동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일관된 태도로 꾸준히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처음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시작했다가 끝에 가서는 소리 꽥꽥 지르고 아이랑 싸우고 결국 아이는 울고 불고 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 세월이 지나가고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고도 아이는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하기 싫다고 울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엄마 인생 아니고 네 인생이야. 선택도 결정도 네가 하고 책임도 네가 져야 해."


 이 육아관은 내 부모님으로부터 이어져온 것인데, 부모님은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하든 안 하든 그건 내 선택이고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 역시 내 책임라는 것을 가르쳐주셨다. 이 방식이 모든 아이에게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것을 존중해 주고 아이를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이미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장전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고등학교 때였다. 고등학교 기간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기간인가. 고등학생은 집에서 왕이고 모든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것만 같아 보인다. 그래서였을까. 나 역시 엄마에게 내가 왕처럼 군림하려 했던 적이 있었다. 아침잠이 많았던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었었다. 나를 깨우는 엄마에게 온갖 짜증을 부리던 그런 날들이었다. 그런 나를 깨워 학교에 보내느라 애쓰시던 엄마가 어느 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여기셨는지 "이제부터 너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에 가라."라고 말씀하셨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진짜로 다음 날 아침부터 깨우지 않는 엄마를 보며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아침밥 한 술만 더~!"를 외치던 엄마가 식탁에 밥만 차려놓으시고는 (지금 생각해 보면 차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 조용히 출근을 하셨다.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머리도 말리지 못하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아침도 굶고 학교에 갔었다. 뭔가 서러웠고 화도 났다. 어린 마음에 자존심도 상했다. 엄마한테 내가 이런 감정이라는 것을 어떻게 보여주지 하다가 공부를 안 하면 엄마가 미안하다고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공부를 아예 안 하는 나를 보고도 엄마는 아무 말씀 안 하셨다. 성적표가 개판으로 나와도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그제야 나는 뭔가 잘못된 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음에도 엄마에게 되려 성질을 냈다. 그런 나에게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엄마가 네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어, 니 인생은 네가 만들어가는 거야. 네가 공부를 하든 안 하든 그건 엄마랑은 상관이 없어. 그게 니 선택이라면 넌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거야." 이 말을 듣고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미성숙했는지 결국 나만 손해 보고 나만 힘들어진 거라는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이 사건이 내가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그 밖에도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나를 믿어주시고 존중과 지지를 아끼지 않으신 덕분에 내가 나를 믿고 내 삶을 좀 더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부모는 아이가 부모인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되지만, 결국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최종 목표 및 목적은 아이가 독립된 한 인격체로써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아이를 믿고 존중해주고 격려하는 마음이 먼저 선행되어져야 한다.




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기

좋은 습관 가질 수 있도록 돕기

자기감정을 잘 다스리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길러주기

인내하고 절제하는 능력 기르기

생활 능력 길러주기

주변의 말과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힘을 가지기

사랑하고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 되기

나눌 줄 아는 사람

자기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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