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글 쓰기 전부터 한숨이 나오는 건 뭔일인가 싶다. 음성지원까지 가능했다면 녹음을 했으리라.
나는 올해 4월에 33살이 되고야 말았다. 내 마음은 아직 찐으로 18살인데 겉모습과 민증은 33살임을 증명하고 있다. 33살에 나는 미혼이다. 빠르게 시간이 지나갈수록 독거청년에서 독거중년을 향해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이들이 결혼을 했고 지인의 결혼식에서 2번이나 부케를 받은 경험이 있다. 모두 남친이 없을 때 받았다. 남친도 없는 내가 왜 부케를 받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되지만, 부케를 받고 몇 개월안에 결혼하지 않으면 오래도록 결혼을 못한다는 것은 진실인지도 모른다. 내가 산 증인이니까. (또륵)
그런데 나는 정말 결혼이 하고싶은 걸까?
이 질문에는 답을 쉽게 내릴 수 없지만, 어디가서 내가 비혼주의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사람의 인생에 '절대'라는 건 없기에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확정짓고 싶지않은 마음이 크고 비혼주의라 떠들어 놓고는 결혼하는 이들을 보면 '역시는 역시 역시구나' 라는 생각이 들이기에 나 또한 그런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지 않다. (사실 거짓말쟁이라기보단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갈대같은 것이라고 본다.)
결혼이란 것은 형식에 불구한것이고 실질적으론 좋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힘들 때 위로하고 응원하면서 인생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좋은 친구와 평생의 동맹을 맺는 느낌이면 참 좋겠다.
하지만, 결혼은 현실적으론 동화적이고 운명적이고 사랑스러운 것보다는 많은 고난이 존재한다. 나랑 잘 맞는 사람의 존재와 나아가 양가 부모님의 허락 그리고 파혼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는 헬난이도의 결혼식 준비가 있다.
결혼하시는 분들은 이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 어려운 역경을 뚫고 해내신 분들이니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결혼한 분들은 이제 메달이라도 하나씩 쥐어줘야하는 세대가 아닐까?
나는 그러한 모든 것들이 솔직히 자신이 없다. 결혼을 포기한 것도 안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아직 나의 타이밍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들만으로 중압감으로 느껴진다. 한 가족이 되므로 내게 달리는 많은 호칭과 타이틀, 그로 인한 여러가지 책임들은 생각만해도 골이 아프다.
그렇지만, 따라오는 많은 행복도 분명 있으리라 믿는다. 결혼을 해서 불행해진 케이스는 주위에서 보지 못했다. 이혼이나 파혼을 둘러싼 많은 싸움들이 미디어에 쏟아지지만, 실제론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사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평범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구태여 자랑하지 않으니 나쁜 이야기들을 더 많이 접할 뿐이다.
이런 건 그냥 내 운명에 맡기기로 한다. 서두를 이유도 없고, 불안할 이유도 없다.
알아서 잘 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