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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May 16. 2023

커피챗으로 알아보는 멘토링 비즈니스

커피챗으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넘어야 할 산

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원스타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씬에서 커피챗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커피챗은 커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또는 자리)을 뜻하고, 보통 간단한 비즈니스 대화나 캐주얼한 인터뷰를 합니다.

명색이 커피챗이지만, 실제로 커피를 마시는지 여부는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가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커피챗을 하는 경우에는 각자 집에서 가벼운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몇몇 회사들은 채용 브랜딩 수단으로 커피챗을 활용하고 있고, 채용 목적이 아니더라도 인사이트를 구하거나 네트워킹을 하기 위해 커피챗을 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커피챗이라는 문화를 비즈니스 모델과 사명으로 채택한 회사가 있습니다. 회사 이름은 당연히 커피챗입니다.(*여기서부터 '커피챗'과 '회사 커피챗'으로 구분하여 서술하겠습니다) 회사 커피챗은 익명 기반으로 1:1 커리어 대화 연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제가 볼 때 큰 틀에서 멘토링 서비스와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회사에서 취준생-현직자 멘토링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체득한 레슨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집의 멘토링 서비스를 보면 여러 생각이 드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늘은 회사 커피챗을 통해 멘토링 비즈니스의 어려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앗.. 네,,


1:1의 어려움

멘토링은 1:1이 디폴트 값입니다. 1:1을 기반으로 멘토링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면 가장 먼저 양질의 멘토를 많이 모아야 합니다. OTT 플랫폼에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야 유저가 찾아오고 구독을 하듯이, 좋은 멘토가 많아야 멘티가 모이고 본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멘토링을 신청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특정 멘토에게 멘티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마치 스타강사에게 수강생이 몰리는 것과 같습니다. 회사 커피챗은 익명 기반이라 스타멘토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고객은 익명의 아무개에게 멘토링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멘토의 회사, 직무, 후기 등을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멘토 몇 명에게 수요가 몰리기 마련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 계속 스타멘토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후 고객 수요가 몰리는 멘토를 많이 보유하면 되는데, 스타멘토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특정 시기(또는 집단)마다 인기 많은 회사, 직무 등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강사는 씬에 몇 명 없죠


실시간의 어려움

멘토링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실시간 멘토링의 특징은 특정 시간에 몰린다는 것입니다. 멘토링의 전통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과외, 운동 레슨(PT, 골프 등), 전화 영어 등도 수요가 특정 시간에 몰리죠.

특정 시간에 몰리는 이유가 멘티 때문이라면 서비스 제공자가 어떻게든 손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회사 커피챗은 멘토 때문에 몰립니다. 멘토가 대부분 직장인이다 보니 통상적인 업무 시간에는 멘토링을 활발하게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식당에서 요리사를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저녁 손님만 받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아침, 오후에 활동할 멘토를 늘려야 할 텐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멘토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 시간대에 멘토링을 신청할 멘티가 많이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저는 회사 커피챗이 현재 카테고리의 멘토(또는 스타멘토) 수를 늘리기보다, 멘토링 카테고리의 수를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 커피챗에서 최근에 오픈한 서비스인 커피챗 라운지(제휴 기업의 HR 담당자들이 멘토가 되어 멘티의 질문에 대답하는 서비스)가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커피챗 라운지는 무료라고 합니다


근본적인 어려움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오늘 지구에서 멘토링 서비스가 없어지면 본인의 삶에 문제가 생기나요? 지금 당장이야 있던 게 없어져서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고객의 삶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겁니다. 멘토링이 문제 해결의 2차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불편하겠지만 다시 1차 수단을 찾아가면 됩니다. 커피챗의 경우 회사 커피챗이 존재하기 전부터 필요한 사람들끼리 알아서 잘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회사 커피챗은 커리어 경험의 연결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커피챗(또는 멘토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고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게 상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상담은 근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합니다. 마치 이발, 미용처럼 규격화 및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서비스입니다. 멘토링 비즈니스를 확장하기가 여러모로 어렵네요.


현시점에서 탑라인은 250건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내부자가 아니어서 수치는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글 서두에 말씀드린 취준생-현직자 멘토링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체득한 레슨은 멘토링 비즈니스는 확장하는 과정에서 언젠가 마주치는 탑라인(한계선)이 있다는 것입니다.

회사 커피챗은 탑라인을 깨고 성장 곡선의 J커브를 그리기 위해 멘토링이라는 키워드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멘토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이 세상의 모든 주제의 멘토링을 커피챗에서 하게 만들거나, 1:다 서비스가 가능한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붙이거나, 실시간 요인이 필요하지 않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스타트업이 다들 어렵다고 합니다. 이 와중에도 회사 커피챗은 매칭 건수가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회사 커피챗은 더 큰일을 하기 위해서 멘토링 서비스로 사람을 모으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혹시 저와 커피챗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편하게 메일 주세요 :)

iamnoth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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