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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May 20. 2024

미용사의 직장 후기를 모아봤더니

헤어플래닛은 미용사의 미용실 근무 경험 및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런 유형의 정보 공유 플랫폼은 직장인에게 잡플래닛과 블라인드가 유명합니다. 잡플래닛은 전, 현직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곳이고 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이 아고라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둘의 공통점은 회사 욕이 많다는 것입니다. 회사 생활이 다 내 맘 같지 않으니 욕을 많이 할 수 있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헤어플래닛을 시작하면서 헤어미용 업계도 비슷할 줄 알았습니다. 사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헤어미용 업계에서 직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 미용사가 관행에 의해 눈탱이(?)를 많이 맞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관행은 임금 지급 전 공제입니다. 고객이 미용실에 대금을 결제할 때 발생하는 부가세와 결제 수수료, 미용사가 미용 업무를 할 때 필요한 미용재료들과 시술보, 매장에서 미용사에게 요구하는 명함, 명찰, 무전기 등의 비용을 미용사에게 청구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면, 결제 수수료로 10%씩이나 떼어가거나 미용사에게 공제 금액 또는 비율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용실을 그만둘 때 미용사에게 어차피 다른 곳에서 못 쓴다며 무전기를 두고 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 후임자는 중고 무전기를 비싸게 사는 꼴이 될 겁니다. 이게 다 관행에 따라 진행되는 일입니다.


미용사는 커리어를 시작하는 나이대가 직장인보다 어립니다. 요즘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가 30세라고 하는데요. 미용사는 처음부터 미용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보통 20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겪은 관행이 우리나라 근무 현장의 디폴트 값이라고 이해하거나 어쩔 수 없다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 진상을 알게 되기 때문에, 미용사의 직장 후기를 모아보면 안 좋은 경험과 부정적인 의견이 많을 줄로 예상했던 것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욕이 넘실대는 대환장 파티가 될 줄 알았습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구석이 있네요.



예상과 달랐던 후기1

"원장님과 선배 디자이너분들은 교육에 열정이 있으시고 성장에 뜻을 가진 분들이셔서 발전하기에 최적이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디자이너 각각 퍼스널적인 부분들을 고려 및 상담을 통해 운영 중입니다."


예상과 달랐던 후기2

"장점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해 주시고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시는 매장입니다. 단점은 딱히 없었고요. 때때로 권태기가 오는데 본인의 성장하는 과정이니 꼭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위 후기에 언급된 두 미용실도 임금 지급 전 공제는 관행대로 했습니다. 후기를 작성한 당사자도 관행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미용실과 원장님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사회 초년생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헤어미용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 구조상, 미용실이 돈을 많이 벌려면 미용사를 많이 보유하고 미용사가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둘 다 미용실에서 미용사에게 기회를 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미용실에서 한 미용사에게 커트 손님만 맡긴다면, 그 미용사는 펌, 염색 등 고부가가치 시술을 하지 못하니 역량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성장하기 힘들겠죠. 미용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미용실도 경제적으로 손해입니다. 이렇게 lose-lose 하는 것보다, 미용실이 미용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고 미용사는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려서 서로 win-win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헤어플래닛은 일하기 좋은 미용실에 좋은 미용사가 많이 모일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좋은 구석이 없는 미용실은 하나씩 좋아지도록 노력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헤어미용 업계에 성장의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갈 길이 멉니다. 헤어플래닛이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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