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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Dec 25. 2023

붉음을 넘어 푸름에 도달해 타오르는,<블루 자이언트>

2023년 101번째 영화

제목: 블루 자이언트(blue giant)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 작가: number 8, 출연: 야마다 유키(미야모토 다이), 마미야 쇼타로(사와베 유키노리), 오카야마 야마(타마다 슌지)

줄거리“세계 최고가 될 거야, 반드시” 언제나 강가에서 홀로 색소폰을 불던 고등학생 ‘다이’는 세계 최고의 재즈 플레이어에 도전하기 위해 도쿄로 향한다. “실력이 안 되면 같이 안 할 거니까” 우연히 재즈 클럽에서 엄청난 연주 실력을 뽐내는 천재 피아니스트 ‘유키노리’를 만나 밴드 결성을 제안하고, “나도 드럼을 칠 수 있을까?” ‘다이’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평범한 대학생이던 ‘슌지’가 열정 가득한 초보 드러머로 합류하면서 밴드 ‘JASS 재스’가 탄생한다. “전력을 다해 연주하자! 분명 전해질 거야” 목표는 최고의 재즈 클럽 ‘쏘 블루’! 10대의 마지막 챕터를 바친 JASS 재스의 격렬하고 치열한 연주가 지금,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제때 제때 봤어야 했는데 내려가고 나서야 보이는 영화들이 있다. 그때 보기엔 이미 늦었고...어슬렁거리던 관객1은 특별 상영 회차를 발견하였읍니다(씨네큐 감사합니다....)씨네큐 가볼 겸해서 관람하고 왔다.

매일같이 강가에서 색소폰 연습을 하는 다이. 세계 최고 재즈 연주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도쿄로 향한다. 그곳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슌지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도쿄로 올라오며 수중의 돈을 다 쓴 다이는 재즈 공연이 보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방세도 없는 걸...일용직 일을 시작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슌지에게 방세를 주고 남은 돈으로 재즈 공연을 보러간다. '테이크 투' 재즈 클럽. 들어가니 공연을 하고 있지 않았다. 대신 사장님은 재즈를 틀어주겠다고 한다. 비오는 날에 어울리는 재즈. 다이는 그의 선곡만 보고도 어떤 이유로 선곡을 했는지 알아맞춘다. 감각을 알아본 사장님은 다이에게 클럽 하나를 알려주며 이곳에 가보라 한다. 아직 공연이 할 거라고. 다이는 사장님이 알려준 클럽에서 운명을 만난다. (운명을 만난다고 하니까 환상의 짝꿍, 반쪽 그런 거 말하는 것 같은데 아니지만 거의 그 수준임) 바로 피아니스트 유키노리. 나이는 어려보이는데 수려한 테크닉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니...'실력자'가 분명하다. 공연이 끝난 후, 다이는 유키노리에게 밴드 결성을 제안한다. 네 연주를 들어봐야될 것 같다는 유키노리를 테이크 투로 부르는 다이. 고등학교 3년 내내 분 게 다인데 어떻겠어? 싶었으나 그의 연주는 아주 수준급이었다. 그렇게 밴드를 결성한 둘! 다 갖춘 밴드에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면 드러머다. 박자를 맞춰주는 이가 있어야 하는데 없으니 이거 원....하자마자 슌지가 다이의 색소폰 연주에 반해 밴드에 들어오려 한다. 순지 설명을 조금 하자면, 축구하고 아르바이트하는 일반적인 학생이다. 유키노리는 드럼의 ㄷ도 모르는 슌지를 영입할 수 없다. 다이의 입장은 반대였고. 그 길로 슌지는 연습에 돌입한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한 달 새 전보다 나아짐을 느꼈고, 아직 정식 멤버는 어렵지만 종종 와서 연습은 할 수 있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신난 슌지는 매일 같이 와 연습을 한다.

세 친구는 '재스'(JASS) 라는 밴드 이름도 만든다. 이름 정한 것을 계기로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한다.(이들의 최종 목표는 졸업 전, '쏘 블루'라는 도쿄 최대 재즈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다.) 우선은 작은 공연부터 찬찬히..! 아무래도 학생들 공연이라 하면 안 올까 싶어 전단지도 돌려보고 하는데 첫 공연은 세 명의 손님 앞에서 하게 된다. 슌지는 배운지 얼마 안돼 기를 박박 쓰고 하지만, 실수가 많았나보다. 관객들 반응이랑 멤버들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 슌지는 좌절 잠깐 하고 맛있는 밥 엄청 먹고 연습을 더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는다. 유키노리 또한 열심히 연습한다. 짜여진 틀 안에서. 유키노리에게 음악이란 '경쟁'이다. 나보다 잘하는 놈들은 눌러줘야겠고, 함께 공연에 출연하는 다른 밴드들은 경쟁자이고, 쏘 블루 재즈 클럽 공연까지도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자네는 완전 최악이야'라는 혹평을 듣기 전까지 말이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자신의 연주에 처음으로 의문을 가지게 된 유키노리. 악보대로만 하던 연주에서 벗어나 '필'을 타는 연주를 금세 터득한다. 성장에 성장을 거듭한 재스는 마침내 쏘 블루에서의 공연 날짜를 받게 된다. 여기서부터 나는 좀 불안했는데 자꾸만 공연 며칠 남았다를 강조하지 않나...아무튼 아르바이트를 하던 유키노리가 교통사고가 나 눈앞에서 으스러져가는 오른 팔을 보게 된다. 소식을 들은 나머지 멤버들은 유키노리가 걱정되긴 하지만, 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으니 열심히 연습해 무대에 오르게 된다. 피아니스트가 없이도 완벽한 공연이 될 수 있구나를 보여준 재스의 무대였다. 앵콜 공연 전, 잠시 쉬려는데 유키노리가 찾아온다. "앵콜 공연 때엔 나도 연주할게." 유키노리는 다치지 않은 왼쪽 팔로 연주를 하겠다고 한다. 불가능해보이는 도전을 유키노리는 성공시키고 그렇게 재스는 쏘 블루에서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좋은 영화 늦게 보고 드는 생각: 내가 왜 이걸 진작에 안 봤지...바보가 되어버리는 것이에요..~꿈에 미친 놈들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오늘도 보면서 꿈에 미친 인간들이 나왔던 슬덩이랑 위플래쉬 생각이 그렇게나 났다. 위플래쉬는 비슷한 씬도 하나 있었어 ㅋㅋㅋㅋㅋㅋㅋ 영화 보는 내내 열정에 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봤다. 내가 느끼기엔 감독님도 음악에 진심이신 분이 아닐까..주인공들이 연주를 할 때, 그 주인공이 지금 어떤 심정일까를 상상해 주변에 다 녹여냈다. 관객들은 그들의 색소폰 관에도 들어갔다 나오고, 땀방울이 되어 떨어지기도 한다. 생생 그 자체. 음악들도 참 좋았고. 재즈에 관심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플리 종종 듣는 사람으로서 영화 속 재즈들 다 내 취향이었다. 특히 앵콜 공연은 다들 미친놈마냥 연주를 해대서 눈물 날 정도로 좋았다.

전율이 오른다, 소름 돋는다 표현을 써도 될 만큼의 감격도 몰려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볼 걸(김또후) 뭐 하나에 꽂히고 미친 사람들을 보면 내 마음이 다 기쁘다. 순수한 꿈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그런 것 같다.(이런 이들의 성장도 아름다움 그 자체) 일단 나부터도 지키지 못한 지 오래라....다시 한 번 쓰지만 이번 연말에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나서 행복하다. 다음 영화도 음악 영화가 될텐데 그것도 마음에 쏙 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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