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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pr 03. 2024

2~3월 영화 결산

극장 가고 싶어요

언제 올라갈 지 모르지만 2~3월 영화 결산 시작합니다!

240229/240306/240307-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평이하다'란 반응이 많아서 어쩌나 싶었는데 태오씨를 믿어보기로 했다. (태오씨 영화 처음 극장에서 보는 사람) 이런 미친 이럴 줄 알았으면 기대하는 건데. 특출나진 않지만 파도가 철썩거릴 것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어른'들의 '안녕'을 함께한 느낌이었거든. (친구랑 영화 끝나자마자 울 뻔 했다고 서로 입 모아 말함) gv에서 '세 번의 안녕'에 대해 말씀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 쓴다. 첫번째와 두번째 안녕은 좀 실패한 안녕이고, 마지막 안녕에서 영화가 끝이 난다고. 엔딩이 오기 전까지, 우버가 오기 전까지 긴가민가했던 내 마음은 엔딩에 다다라 말끔히 정리가 되었다. 이런 저런 감정이 다 섞인 눈물을 흘리던 나영의 곁엔 이제 남편 아서가 있다. 새의 처지가 된 해성은 돌아가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 4시의 펍 장면에서부터 엔딩까지 어느 것 하나도 빼지 않고 좋았다. 그래, 여기가 전생이라면 우리는 그때(다음 생에) 보자)

두 번째는 슴슴한 평양냉면같은 관람. 그럼에도 엔딩은 참 좋았다. 

세 번째 관람 때엔 비가 부슬부슬 왔다. 그래서인지 이 차 때보다 더 좋았음. 건강하고 성숙하고 깔끔한 이별. 그 중 가장 강하게 든 느낌은 '성숙'.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왜 니 거냐 내 거다 그러는 영화가 아니라서 편안했다. 요즘 내내 지나간 인연들을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간다'는 이유로 멀어진 인연들. 그때는 인연이라면 인연이었겠지만 이번 생은 아닌가보다. 나영과 해성이 안녕을 고하도록 기다린 시간이 자꾸만 떠오른다. 시간이 더 흘러 다시 보고 싶다. 그때, 이 영화는 어떻게 와닿을까? (확실한 건, 패스트 라이브즈는 곱씹을수록 씁쓸한 맛이 사는 영화다.)

(tmi를 추가하자면, 이상형이 유태오로 바뀌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미치겠 그만 봐 그만 파.)

240302-파묘(exhuma)

전작들이 맞지 않아 애써 피하고 있었는데 아빠의 제안으로...ㅋㅋㅋㅋㅋㅋㅋ 오 웬일이야 이건 또 재밌어서 잘 보고 왔다. 단순 오컬트, 크리처 물은 아니라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이야기보다는 연기 차력쇼 보는 맛에 중점을 두긴 했다. 처음에는 줄거리를 봐야지 싶었는데 극이 진행될 수록 연기에 더 깊게 빠지는 것이다. 아니 김고은 무슨 일이야 이렇게 연기 잘하는 거 처음이다. 미친듯이 한다. ((중간 중간 욕 나올 정도로 잘했음)) 이도현은 첫 영화인데 군대를 가버려서 어째....여기도 미친 연기 선사해주셨다. 병실에서 빙의 됐을 때를 잊지 못해....((내 꼬꼬댁))

파묘 보기 전에 '최민식, 유해진은 중심을 잡아주고, 그 위에서 김고은, 이도현이 미친 듯 연기한다'는 평을 봤는데 이 말이 정말 딱 맞다. 앞에 두 배우는 등장만으로 무게감이 있어서 판 깔아주는 느낌? 거기서 뒤에 두 배우가 마음껏 논다 ㅋㅋㅋㅋㅋㅋ 결론: 넷 다 잘함 기억에 남는 대사: 아...딸내미 결혼식.....k-오컬트라는 게 무지 티나는 연출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생각난건데 요새 할꾸가 유행이다. (=아이템으로 최민식 배우 꾸미기) 어제 더운데도 불구하고 팬 분이 직접 뜨신 목도리를 계속 하고 계시겠다는, 이게 다 은혜라는 말씀을 하는 배우님을 보았다. 이런 사람이 오래 가는 구나 싶다. (진심이 그득한 말을 들으면 우는 사람) 동시에 말을 품격있게 하신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한 분 더 꼽자면 송강호 배우님...! 무대인사 가서 소감 들을 때마다 감탄 중....아무쪼록 대배우님들 망하지 말아주세요 사고치지 말아주세요 연기 오래오래 해주세요

240306-가여운 것들(poor things)

야한 장면 많대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임신 후유증으로 자살을 한 벨라가 아기의 뇌를 받아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을 넓혀가는 것이 영화의 큰 내용이고, 생명을 넓혀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경험들이 작은 이야기라 볼 수 있겠다. 여기도 엠마스톤이 연기를 무섭게 했다. 아이 걸음걸이부터 음식 던지기, 호기심 가는 것 만져보기, 미친듯이 춤추기.....그는 항상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다 생각했는데 더 보여줄 것이 있었다니 이러면 앞으로를 기대할 수밖에 없잖아! 그동안 본 엠마스톤 연기 중에 가장 놀라웠다. 

인물들도 다들 개성있고 재밌었다. 벨라를 만든 고드윈 박사, 벨라에게 한눈에 반해 그를 지킨 맥스와 배 위에서 벨라에게 깨달음을 준 두 손님까지. 아차! 던컨 씨를 빼먹을 뻔 했네! 마크 러팔로 하남자 연기 무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올 때마다 추접해 죽을 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착은 딱 질색이라더니 누구보다 더더욱 집착하고 있음. 이건 비긴어게인으로도 회복되지 않을 연기다. 배우는 배우다. 마크 러팔로 때문에라도 다시 보고 싶다. 진짜 연기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래도 다크워터스 정도는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여운 것들을 미장센 빼고 이야기하면 섭하지~처음엔 흑백으로 진행되다 벨라가 바깥에 나가고 던컨과 여행을 떠나면서 화면 가득 색깔이 채워지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하늘, 바다. 무서울 정도로 색으로 뒤덮어놨다. 찌를듯한 색감에 겁을 먹기도 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벨라에게 세상은 이렇다는 의미니까. 더불어 음악도 적재적소에 쓰였다. 적재적소도 맞고 찰떡인 음악이 쓰인 것도 맞고! 끼익끼익 날카로운 소리가 많이 나서인지 블랙코미디, 스릴러인 이 영화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상영관 나오면서 음악 칭찬부터 한 사람))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남자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성에 눈 떴다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그 길로 파리에 가서 매춘을 했다는 것이 아주 큰 결점이다. 뭘 표현하고 싶었는지는 알겠는데....매춘 밖에 답이 없었던 것일까.....능동적으로 나서는 게 '여자들이 남자를 고르게 해주세요' 이게 말이 되냐고...세상에 내놨으니 어쩔 수 없지만 다음 작품엔 머리를 더 써보십쇼 란티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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