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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종 Apr 13. 2024

<엠,버터플라이>

2024년 3번째 연극(2024년 1번째 재관극)

토요일에 보고 온 따끈따끈한 연극~,~


친구들이랑 뭐 볼까 고민하다 <엠, 버터플라이> 보기로 결정! 줄거리라도 보고 가야될 거 같아서 슥슥 훑고 갔다. 그 때문인지 머리 속에 남아있는 건 파편들 뿐이었다. (친구들도 찾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캐스팅은 르네 갈리마르 역에 이재균, 송 릴링 역에 최정우, 친 역에 송희정, 뚤롱/판사 역에 오대석, 아녜스 역에 김보나, 마끄 역에 이원준, 르네 역에 이서현이었다.


줄거리: 식민지 시대,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르네는 중국으로 건너와 업무를 보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나비부인>을 연기하는 송 릴링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처음엔 송은 그를 쳐냈지만, 진실한 태도에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문화대혁명'이 발생하고 죄없는 시민들은 잡혀간다. 그중엔 송도 있었는데, 르네는 그를 외면한 채 아내와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 프랑스에 가서도 송 생각만 하고 있던 르네는 그가 쓴 편지가 도착하자마자 중국으로 향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중국에서 르네는 믿고 싶지 않은 송의 진실과 맞닥뜨린다.


극이 끝나고 나오면서 나를 포함한 친구들의 기가 쫙쫙 빨려 있었다. 미친 연기와 파격적인(?) 소재 때문이었지...'파격적인'이라....동성애 소재를 다양한 매체에서 많이 접했기 때문에 그러려니 싶었는데 실제로 보는 것은 또 달랐다. ((열린교회 닫힌 짤))

혼란함 덕분인지 극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재균 배우 이야기를 하자면, 청소년 시절 청불 영화였던 <박화영>에서 처음 뵈었는데 그때 나쁜 새끼 이미지가 제대로 박혀서 걱정했다. 처음부터 재균 배우는 그 걱정을 깨주었고, 혼자 그 많은 대사를 소화하는 것을 보고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거의 1인극 수준이었다)) 정우 배우는 처음 뵈었는데 멀리서 봐도 아름다우셨다. 나오는 길에 검색해보니 진한 고양이상 그 자체셨다. 가장 부러웠던 건 꼿꼿한 자세.......거북목이 심한 나머지 자세까지 부러워지는 지경에 이름....그런데 정말 부러웠다구요. 이건 본 사람만 안다. 완전한 일 자. 어느 한 곳도 구부러지지 않은 몸. 여러모로 쉽지 않은 연기인데 배우 분들 고생하셨다는 얘기 꼭 해드리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같은 페어로 한 번, 다른 페어로 다 보고 싶다. 그만큼 나를 앓게 하는 극을 다른 사람들도 꼭 봤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궁금하다 궁금해....두 주인공의 심리가 다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 극을 몇 번 더 보고 싶다. 그러면서 다른 배우들은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알고 싶다. 나는 송이 르네를 이용했다는 쪽으로 더 기울긴 했는데 친구들은 이용했지만 정말 사랑한 건 맞다고 해서 깊게 생각 중이다. 우선은 르네가 자신을 사랑하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송도 사랑했으니까 운명을 함께 하려고 한 건가? 복잡해도 너무 복잡해서 생각할 거리가 자꾸만 나온다. 나를 이렇게 치이게 한 극은 처음인데....매력적이네 이거 ! 5월 초에 끝나던데 이걸 한 번 더 볼 지 다른 걸 볼 지 진지하게 고민하다 자야겠다. 맞아, 강하진 않았지만 오리엔탈리즘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확실히 드러나서 좋았음.


(+나는 날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을 사랑하나보다. 어찌 됐든 이것도 내 일부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편하다. 애증 그런 거. 좋은데 찝찝한 거. 그 찝찝함 마저 좋은 거. 머리 아프게 하는 극 찾아 다녀야지...우아 재밌겠다...(드디어 미친 것 같기도) 작품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 많은데 너무 좋아서 말 못하겠는 마음....아시나요....진정되면 다이어리에 갈겨야지.....)



약 한 달 만에 2차 찍은 엠나비�요번엔 공연 좋아하는 친구 하나 더 데리고 다녀옴!

캐스팅은 르네 갈리마르 역에 배수빈, 송 릴링 역에 최정우, 친 역에 송희정, 뚤롱/판사 역에 오대석, 아녜스 역에 김보나, 마끄 역에 이원준, 르네 역에 이서현이었다.


줄거리: 식민지 시대,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르네는 중국으로 건너와 업무를 보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나비부인>을 연기하는 송 릴링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처음엔 송은 그를 쳐냈지만, 진실한 태도에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행복한 시간도 잠시, '문화대혁명'이 발생하고 죄없는 시민들은 잡혀간다. 그중엔 송도 있었는데, 르네는 그를 외면한 채 아내와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 프랑스에 가서도 송 생각만 하고 있던 르네는 그가 쓴 편지가 도착하자마자 중국으로 향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중국에서 르네는 믿고 싶지 않은 송의 진실과 맞닥뜨린다.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는데..친구야 고마워! 연기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수빈르네....연륜은 무시 못한다. 당신 처음부터 하남자 오브 하남자였는데 감정이 차오를수록 설득력 있는 하남자가 되어가잖아? 하남자는 하남자인데 그렇게 보이지 않은 게 신기하다. 송도 재균르네 때보다 감정이 더 격했었다. 전에는 같은 장면에서 차분했더라면 이번엔 절규하듯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이렇게 되니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송과 르네는 서로를 정말 사랑했구나 쪽으로 기울어버렸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감정선은 스스로 쵸쵸상이 되어버린 수빈르네를 끌어안고 싶게 만들었다. 잘한 것도 없는데 왜 안타까운 건데 왜왜....


극을 보기 전 찾아본 리뷰에서 '서양 남성의 눈으로 보는 동양 여성의 판타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문장이 있었다. (극본도 이러한 의도로 쓰여졌다.) 이 메세지에 맞춰 보는 건 실패했지만 생각을 해보자면...르네가 좋아하는 뮤지컬이 <나비부인>이라는 것부터 극의 메시지를 가득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비부인>은 1엔에 팔려온 게이샤 쵸쵸상이 미군 핑커튼을 만나 결혼하지만, 배신을 당해 자결하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르네는 송을 처음 만났을 당시, <나비부인>을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에 덧붙여 '나는 가능하기만 하면 아름답고 가녀린 저 초초상을 안아주고 데려와 보살펴주고 싶다.'고도 이야기한다. 송은 되묻는다. "금발의 젊은 서양 여자와 일본인 남자가 결혼을 했는데 일본인 남자는 다른 나라로 건너가 바람을 피고, 서양 여자는 그것도 모른 채 기다리다 죽어가는 내용이라면 어느 쪽을 욕할까요?" 송의 대사를 들은 나도 머리가 띵했다. 저런 경우라면 정조를 지키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어리석은 여자라며 손가락질 할 게 분명했기 때문에. 리뷰를 쓰면서 '송'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소중하다고(극에 꼭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르네의 관념을 바꾸게한 인물이면서 동시에 사랑한 남성. 나아가, 극을 보는 모두에게 깨달음을 주는 역할이기도 하다. 오리엔탈리즘적인 면이든, 성별적인 면이든. 


마끄 이야기도 하고 싶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말하길, '마끄는 르네의 분신이다. 그래서 공연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마끄를 보면서 더러운 기분이 드는 게 그것 때문이었구나. 언행이 격할 뿐이지 르네와 똑 닮은 인물이다. 욕망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 저질러 버린다는 점이 최대 공통점 아닐까...이런 사람 제일 싫어. 안 그럴 것처럼 굴다 기어이 일을 내잖아. 으휴...!


나의 비루한 언어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구나. 써도 써도 해소되지 않는 생각들. 아무쪼록 마무리를 하자면...나는 이번 관극이 더 만족스러웠다. 일주일이 되어가는 데도 수빈르네의 마음에 손댈 수 없다. 동시에 송의 마음도 궁금해졌다. 저번 관극 때엔 아리송했던 게 '사랑'이라 느껴졌거든. 일주일을 손 쓸 수 없게 만든 배우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마지막 공연까지 화이팅이에요 ! 수빈 배우랑 요번에 못 본 송 배우들은 다른 극에서 더 많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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