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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문을 두드리는 다정함에 대하여

1. 미지의 서울은 '우리'의 '현재'였다

by 아메리 키노

오랜만입니다. 아니, 어쩌면 처음 뵙는다는 인사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공간은 꽤 오래전, 막연한 열정만으로 만들어진 채 그저 텅 빈 매거진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어떤 정체성으로 이곳을 채워야 할지 끝없이 고민만 하다 시간이 흘렀고, 저는 그저 빈 페이지들을 바라보는 나날들을 보냈죠. '시작했으니 뭐라도 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오히려 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던 지난날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고민의 시간들을 내려놓고, 온전히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기록하려 합니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지듯, 제 마음의 울림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요.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마음속에 '미지의 서울' 하나씩을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문득 길을 잃은 듯 막막해지는 순간들. 그때마다 가만히 우리의 어깨를 두드려주던, 한없이 다정했던 드라마 '미지의 서울' 속 대사들이 문득 떠오릅니다. 특히 11화는 그 어떤 회차보다 깊은 울림으로 우리의 메마른 눈시울을 적셨죠. 오늘은 그 순간들을 함께 되짚어보려 합니다.


'괜찮아, 네가 언제든 문만 열면 돼.'

어둠 속에 숨어버린 당신에게

나 진짜 나갈게. 밖에서 다들 기다려. 문만 열면 바로 앞에 있으니까. 넌 언제든 문만 열면 돼.
꼭 뭘 해줘야지만 옆에 있을 수 있는 거야? 그냥 옆에서 너 할 수 있는 거 하면 안 돼? 미지 너 잘하는 거 두드리는 거 나 여기 있다. 문 열면 바로 나 여기 있다. 계속 두드리면서 알려주면 되잖아.

가끔은 세상의 모든 문을 닫아걸고 혼자만의 어둠 속에 숨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힘겨운 삶의 무게에 짓눌려 더 이상 나아갈 힘조차 없을 때, 우리는 문득 문을 열 용기조차 잃어버리곤 하죠. 이 대사들은 바로 그런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무조건적인 약속입니다. 거창한 해결책을 내놓거나, 억지로 문을 열어젖히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이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하면 언제든 바로 그 자리에 내가 있음을, 계속해서 문을 두드려 존재를 알려주겠다는 다정한 기다림입니다. 지금 이 순간, 혹시 당신도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면, 이 대사들이 문밖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누군가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를 바랍니다.


'사랑은 함께 지는 거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래서 더 눈물 나는

어떻게 사람이 이기기만 하냐고 당신도 언젠가는 나 때문에 지는 날 올 거라고 사랑이란 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지더라도 끝까지 한 편먹는 거라 백 번이라도 천 번이라도 옆에서 함께 지는 게 사랑이라고.

어쩌면 우리는 사랑을 너무 이기고 지는 싸움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실수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사랑의 가장 본질적인 의미를 꿰뚫습니다. 삶이 우리를 넘어뜨리고, 서로의 불완전함 때문에 힘들어지는 순간에도, 기꺼이 상대방의 편이 되어 함께 넘어져 주는 것.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함께 쓰러지고 함께 일어서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이보다 더 따뜻하고 진실한 고백이 있을까요. 우리의 삶이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이 대사가 우리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옆에 없어도, 전 항상 선배와 함께였어요.'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옆에 없어도, 전 항상 선배와 함께였어요. 그러니 부디 선배에게 너그럽기를.. 제게 그러했듯이 다정하기를…

사랑하는 이가 곁에 없다고 해서 그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리적인 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속 깊이 서로를 지지하고 이해하는 관계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이 대사는 그런 깊은 유대감을 보여주며, 상대방을 향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나아가, 다른 이에게 베풀었던 다정함과 너그러움을 자기 자신에게도 베풀라는 조언은 많은 이들이 잊고 사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워줍니다.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결국 나 자신에게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이 대사는 조용히 속삭입니다.


'잡을 수 있는 건 다 잡아.'

삶이 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용기

잡을 수 있는 건 다 잡아.

이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는 삶의 고난 앞에서 주저앉아 있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강한 격려가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너무 많은 것을 잃을까 봐, 혹은 실패할까 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우리에게 용기를 줍니다. 비록 작은 기회일지라도, 지금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붙잡으라고 말입니다. 어떤 것이든 시도하고, 삶이 던져주는 가능성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게 합니다.


'미지의 서울'은 우리에게 삶이란 때로 막막하고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사랑과 지지를 통해 서로에게 등대가 될 수 있음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빛을 발견하고, 기꺼이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이 '미지의 서울'을 함께 살아가는 방식일 것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이 따뜻한 대사들이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음 주 금요일에 만나요!

[아메리 키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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