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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메리 키노 Apr 16. 2022

노란 리본은 풀리지 않았다

혹시 오늘을 잊지 않으셨나요

주말 출근 후 일을 시작하기 전에 폰 알림 들을 확인했다. 브런치 작가님들은 어찌나 이리도 부지런하신지 구독해놓은 작가님들의 다양한 글들이 발행되고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림이 세월호에 관한 제목으로 뜬 모두 맑음 작가님의 작품이었다(자녀분이신 김세아 양의 글을 올려주셨는데 직접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순간 무뎌졌던 세월호 참사 소식을 접했던 '그날'이 떠올랐다. 먼지 덮인 거울을 한 번 쓱 닦아내는 느낌이 들었다. 매년 세월호 소식을 접하며 작게나마 추모의 마음을 가졌던 코로나 이전과 달리 코로나 이후 마스크로 입을 가린 것처럼 세월호마저도 마스크에 가려진 느낌이 들었다.

 

 세월호 참사 사고 경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던 것이 못내 맘에 걸려 2018년 4월 12일에 개봉한 <그날, 바다>를 보러 영화관을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참사 이후 그때 당시 4주기가 지나고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어떻게 추측하고 있는지 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영화를 보는 내내 저절로 반성이 되었다. 속 시원한 결말은 아니었다. 말마따나 속 시원하게 사건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속 시원해질 수 없는 유가족의 평생의 고통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러닝타임 110분이 지나고 울화통과 먹먹함이 공존한 채로 상영관을 빠져나왔다. 

2019년 4월 16일에 카카오 스토리에 포스팅 한 글귀

4월 16일만큼은 늘 기억하자고 다짐했지만 코로나 이후엔 너무 쉽게 지나쳐왔다. 벌써 8주기라니...

기억하지 못한 것이 유난히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해진다. 코로나 방역체제의 대전환을 앞두고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온 것 같은 느낌마저도 든다. 9주기, 10주기 그다음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을까.


사실 노란 리본 하나 달아주질 못했다. 마음을 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으면 일찍이 추모의 마음을 전했을 것이다. 이래 저래 해서 아직 못 달았다고 하는 이야기는 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 어른들의 부주의를 견딜 수 없어서, 그게 또 미안해서 오히려 그 노란 리본조차 잡을 수 없었다. 오늘이 가기 전에 노란 리본을 내 손으로 쥐어내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견딜 수 없는 화가 정신을 뒤덮어도, 미안한 마음이 추모할 용기를 짓눌러도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노란 리본을 걸고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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