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프체험기 1
우프 WWOOF는
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예전) 또는 World 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요즘)의 약자로 난생 처음 듣는 분도 있겠지만, 이 지구상에는 생명과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알고 생명농업,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이 "우프는 1971년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유기농가 및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곳에서 하루에 반나절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것으로 전세계 150여 국가에서 활동할 수 있다.
신뢰와 지속 가능한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을 목표로 “비 화폐 교환”에 따른 문화 및 교육 경험을 촉진하며 유기농가와 자원봉사를 연결하는 세계적인 운동이다. 이 모임은 우퍼와 우프 호스트로 이루어진다.
우퍼란 우프 호스트 농가에서 하루에 4~6시간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봉사자를 말하며, 우프 호스트는 친환경 및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우퍼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경험과 삶의 철학을 나누는 분들이다." (자료/우프코리아 https://wwoofkorea.org/)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 나이에 그럴 것도 없었지만, 왠지 20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삶을 무겁게 느낀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직후의 몇년간은 이룬 것 없이 나이를 먹어가는 게 아닌가 두렵고,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자꾸 늦었다는 생각을 하게하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도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지만, 열정과 에너지가 많아서 의욕과 현실의 괴리를 너무 예민하게 느끼는 시기라서 그런 것이리라.
나 또한 그랬다.
꿈 많고 푸른 시절이지만,도무지 앞은 보이지 않고.어디로 가야할지, 한 발 내딛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감당하기가 힘겨워서 혼자서 호주로 떠났다.
1996년 6월, 내 나이 28살에 호주 브리즈번 숲 속 낡은 캠핑카에서 생활하는 우퍼로서 1달을 지냈던 것이다. 벌써 27년 전의 일이지만 비행기를 타던 그 날의 인천공항과 브리즈번을 경유하여 시드니공항에 다다른 그 날의 많은 순간들과 심지어 몸에 닿던 감촉까지 어렴풋하지만 기억이 난다.
기억이란 도대체 어디에 자리하고 있다가 마음만 먹으면 이렇게 또렷하게 기억난단 말인가.
떠나는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이제 지구상 어디에 떨어뜨려놔도 잘 살 수 있겠구나."
그 안도감과 자신감은 여행 전과 후의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20대 후반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건 행운이었다고 생각된다.
20대라면 스스로 도전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아니 누구라도. 도전은 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하니까.